과잉·중복투자가 예상되는 2006 광역지자체 선거 최악 도로 공약

2006.05.26 | 미분류

생태계 파괴, 예산낭비 초래하는 막개발 도로 공약 이제 그만!
헛공약 하나에 2조 2천억 낭비될 듯.

녹색연합은 도로 중복·과잉투자를 양산하는 막개발 도로 공약을 가려내기 위해 2006년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공약을 분석하였다. 고속도로·국도 중복·과잉투자는 2005년 녹색연합이 문제제기하여 사회 이슈화 되었으며, 고속도로·국도의 중복·과잉투자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과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국도의 중복·과잉투자를 막기 위한 노력은 정부만의 몫은 아니다. 선심성 공약 이행을 위한 무리한 도로 건설이 중복·과잉투자가 발생시키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도로 공약 중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구체성이 결여된 공약이다. 광역간선교통망확충, 관내 모든 산업단지와 연결될 수 있는 도로망 재정비, 지방도 및 군도 포장율 상향 등 구체적이 못한 도로 공약의 남발이다. 이러한 두루뭉술한 공약은 헛공약을 남발한다. 이는 2002년 지방자치단체 선거 공약의 집행률을 통해 입증된다. 2002년 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도 <생산성 있는 도로망 구축>, <지역 간선도로망 확충>, <지속적인 도로망 확충>, <지역 연결 도로망 개설>, <남북을 잇는 도로망 확충> 등 도로개설의 근거, 연장, 위치, 예산 등이 포함되지 않는 구체적이지 않은 공약들이 적지 않았으며, 그 결과 2002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의 도로 공약 770여개 중 분석해보니 집행하지 못한 도로 헛공약은 무려 43%에 이른다(자료 출처: 경향신문 보도). 도로 건설 타당성이나 생태계 보전에 대한 고려 없이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공약남발이 부른 결과이다.

헛공약은 집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산의 낭비나 환경파괴를 초래하지 않아 그래도 눈감고 넘어갈 수 있다. 헛공약으로 그치지 않고 집행되었을 때, 불필요한 중복·과잉투자로 예산 낭비와 생태계를 훼손을 가져올 수 있는 공약들도 존재한다. 녹색연합은 2006년 광역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공약 중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할 최악의 도로 공약 다섯 개를 뽑았다. 중복과잉투자가 예상되는 도로의 총연장은 431.8km이며 확정된 예산만 최소 4조 3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예산이 결여된 공약까지 합쳐진다면 6조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고속도로와 국도는 이미 5년, 10년의 계획이 서있다. 장기 계획이 서 있음에도 선심성 공약으로 인한 도로 개발 압력은 잘못된 도로 건설을 만들어낼 뿐이다. 따라서 우리지역을 위한 교통망이 어떤 것인지,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지역의 핵심 생태 축을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유권자들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과잉·중복투자가 예상되는 2006년 광역지방자치단체 최악 도로 공약

1) 충남내륙 고속도로 : 충남도지사 이완구후보 (한나라당)
충남도는 이미 서해안고속도로와 논산~천안고속도로가 종축으로 개통되어 있고, 충남도를 대각선(X자)으로 가로 지르는 당진~대전고속도로, 공주~서천고속도로 등이 건설 중이고 32번국도, 40번국도, 4번국도, 29번국도 등이 확포장 되어 도로중복투자 논란이 일고 있음에도 또 다시 충남내륙고속도로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은 도내 사정을 무시하는 막개발 공약으로 볼 수밖에 없다. 같은 후보가 내건 대전-당진간 고속도로의 대산연장은 2006년 초 정부예비타당성 조사에서도 빠져, 그 실효성이 의심되는 대표적 사업이다.

2) 광주~고흥 고속도로 : 전남도지사 박준영후보 (민주당)
광주~고흥 고속도로와 거의 유사한 구간에 광주~완도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기본설계가 진행 중이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광주에서 강진까지 광주~완도 고속도로를 이용한 후, 지금 공사 중에 있는 목포에서 광양을 잇는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고흥까지 갈 수 있음에도 유사 구간에 고속도로를 또 건설한다는 것은 분명 중복·과잉 투자의 가능성이 높다.

3) 문경~영주~울진 고속도로 : 경북도지사 박명재후보 (열린우리당)
문경~영주~울진 바로 아래에 이미 상주~안동~영덕을 잇는 고속도로가 타당성 검토 및 기본 설계 중에 있으며, 36번국도가 고규격 4차선 국도로 확장되고 있어 대표적 중복·과잉 투자사업이다. 특히 영주에서 울진 구간은 36번국도 확장 사업도 뛰어난 생태계를 보전하고자 하는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조심스럽게 시도되고 있는 현실에서 같은 구간에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 공약을 발표하는 것은 지역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4) 함양~울산 고속도로 : 경남도지사 김태호후보 (한나라당)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노선은 24번 국도와 거의 일치한다. 현재 24번국도 함양~울산간 교통량을 살펴보면 울산 주변을 제외하고는 평균 교통량이 5,000대/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예정노선 바로 위에 위치한 동서간 연결 고속도로망인 88올림픽고속도로가 선형개량을 포함하여 4차선 확장 예정이다.

5) 올림픽·동부간선 지하도로 : 서울특별시장 박주선 후보(민주당)
서울 시내 도로 혼잡은 새로운 도로를 건설한다고 해결된 문제가 아님에도 도로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올림픽·동부간선 지하도로를 만든다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빈곤의 악순환이 있듯, 교통혼잡의 악순환이 있다. 우리나라 교통난은 자동차 위주 도로  급 정책이 빚어낸 악순환이다. 교통 혼잡이 발생하는 이유는 도심과 부도심을 연결하는 대중교통노선과 운행횟수가 미흡하고, 도시 내에서 자동차를 운행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중교통의 투자는 미비하고 교통혼잡을 이유로 도로건설에 투자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동차를 끌고나오는 것이다. 혁대를 한칸 더 늘린다고 비만을 해결할 수 없듯, 차로를 늘린다고 교통 혼잡이 해결되지 않음을 하루빨리 인식해야 한다.

■ 문의 : 녹색사회국 윤기돈 국장 02-747-8500 kdyoon@greenkorea.org

2006년 5월 26일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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