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_태안유조선유류유출_사고발생_20일,_초기_긴급방제에_관한_진단_보고서.hwp
삼성중공업 예인선(T-5) 충돌 태안 기름유출 사고
사고발생 20일, 초기 긴급방제에 관한 녹색연합 진단 보고서
▶ 해양유류오염 국가방제시스템의 총체적인 점검 필요
▶ 체계적인 생태계 모니터링 및 생태계 회복 방안 마련 위한 민관공동 조사 필요
▶ 피해보상과정에 생태계 복원을 위한 비용 산정 포함해야
▶ 해당지역 주민과 방제활동 참여자에 대한 건강역학조사 실시
▶ 사고 기업에 대한 무한책임 법제화
녹색연합은 27일, 12월 7일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삼성중공업 예인선(T-5)’과 원유선 ‘HEBEI SPRIT(허베이 스프리트)호’ 충돌에 의한 기름유출 사고발생 20일 간의 방제활동을 진단한 「‘초기 긴급방제에 관한 녹색연합 진단 보고서」(이하 녹색연합 진단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녹색연합 진단보고서」의 주요 진단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Ⅰ. 응급조치에 대한 진단결과
○ 2007. 08. 24. 가상방제훈련 결과, 사고발생 15분 만에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설치 및 방제지원시스템 가동으로 사고발생 2시간 경과 방제작업 완료하였으며, 정부는 위기관리 대응 태세가 시스템화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음.
○ 그러나 이번 경우는 사고발생 3시간 35분(가상방제훈련 방제종료 시간 2시간 보다 초과)이 지나서 방제정이 현장파견 되었으며, 2~4m 높이 파도와 초속 14~18m의 바람 속에서 방제작업 수행 거의 불가능한 200~500톤급 규모의 방제정으로 초동 해상방제 조치를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었음.
○ 태안해양경찰서 및 해양경찰청이 사고 상황접수 후 관계기관 전파 조치 및 현장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 파악 능력에 대한 점검 필요함.
Ⅱ. 초동조치 및 방제조직 구성에 대한 진단결과
1. 사고 해역의 유출유 확산 예측 실패
○ 1995년 씨프린스호 사고 이후, 한국해양연구원(당시, 한국해양연구소)은 ‘해양오염방제 및 환경회복기술: 해양유출사고 방제 지원시스템 활용기술’(1995.12.~1996.12, 환경부)연구를 통해, 해상유출사고 발생시 방제책임자나 과학지원관에게 기술적, 전략적 도움과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과학적인 정보시스템을 개발하였으며, 유류확산 예측모델 예측 등 실제 방제업무에 적용해 왔음. 2005년 8월, 해양오염 방제지원시스템 구축용역 중간보고에서, 방제전략결정에 필요한 방제자원 및 환경민감자원정보제공, 유출유 확산에 대비한 시간대별 예측결과 표시 및 시뮬레이션 시간단축 등을 위한 연구 보강하도록 한 바 있음. 2007년 11월, 한국해양연구원은 해양안전방제연구시험동을 완공한 상태이며, 실증적인 연구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종합적인 연구실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상황임.
○ 이번 기름유출 사고의 유출유 확산 예측이 실패함으로써 과학적인 방제지원 시스템 구축이라는 정부의 정책 및 연구에 오류를 범함. 유출유 예측이 중요한 것은 예측내용을 바탕으로 초기 방제전략과 지원 계획 등이 수립되기 때문. 따라서 예측실패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점검하여 예측 시스템 보완 및 관련 정책에 대한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임.
2. 사고 방제에 대한 초기 판단 및 태도 : 해양수산부의 섣부른 자신감
○ 이번 기름유출 사고 첫날 해양수산부가 보여준 방제에 대한 자신감 표출은 이 사고상황에 대하여 해양수산부가 정확하게 파악하였는지와 방제 전략 방향에 대한 의지로 볼 수 있음.
○ 예측 결과를 놓고 과거 씨프린스호 사고와 비교 제시하는 등 해안가 기름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 씨프린스호 사태와 같은 대규모 환경오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을 예단하였음.
○ 그러나 사고현장 높은 파도와 바람으로 7일 오후 5시에 해상 방제작업을 중단하였고, 기름띠는 당일 저녁 학암포, 천리포 해변을 뒤덮는 등 13시간 만에 해안가에 도착하는 상황 발생.
○ 9일 강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태안반도 해안선 150km 중 기름 도달한 17~20km 해안쪽 피해가 심각하며, 가로림만과 근소만 방향 20km 구간으로 기름이 퍼져나가는 상황으로 유출된 기름 해안에 붙고, 많은 부분 바다 아래로 가라앉아 그 지역 수산생물과 인근 생태계 큰 피해 발생할 것이라고 발표함.
3. 초동조치 진단
○ 대규모 해양오염 사고 발생 상황에 적합한 방제훈련과 현장 운용 가능한 매뉴얼 보완, 초동조치 방제시스템에 대한 재평가 및 분석 필요.
○ 사고 해역의 기름 오염 확산 예측 실패와 정부의 초기 판단 오류는 해안 방제로 이어지는 방제전략의 문제를 가져왔으며, 이로 인해 해안 피해 확대와 향후 해안 방제 작업 전체과정에 영향을 미침.
○ 해상방제와 해안방제 체계와 주체가 다른 상황에서, 사고 초기 해안방제 대응은 매우 취약하였음. 7일 오전 방제대책본부 구성 직후 바로 해안 방제를 책임지고 있는 태안군청과 대산해양수산청이 해안 방제시스템을 함께 가동하여 준비체계를 갖추고 피해 예상 지역 주민들에게 긴급 조치를 취했어야 함. 기상문제로 사고당일 해상방제가 어려운 상황을 인지하였다면, 더욱 시급하게 해안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전략이 세워졌어야 함.
○ 현실적으로 해안 방제작업에 맨 처음 투입되는 지역 주민 및 주민조직(어촌계, 이장단, 기타)의 경우 해당 지역에 대하여 가장 잘 알고 있는 집단으로, 향후 해안 방제활동의 중심 주체 중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했어야 함. 만약, 주민조직을 중심으로 사고당일 밤에라도 해안 방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과 교육, 피해 예상 지역별 운영체계를 구축하였다면, 이후 방제작업의 혼란 및 각종 문제를 감소시켰을 것임. 해안 방제 담당에 있어 지자체와 지방수산청이 했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였으나 해당 지자체의 경우 이번 사고에 대한 초기 조치가 적절하였는지 평가 필요함.
Ⅲ. 방제조직 운영 및 방제조치 실행에 대한 진단결과
1. 해안방제 초기대응
○ 대규모 해양오염 발생 시 해안방제 대응의 취약성이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남. 씨프린스호 사건 당시에도 해상방제와 달리 해안방제에 대한 많은 문제가 지적되었으며, 사고 백서에서 해안방제 체제구축을 위한 정책적 의지의 중요성을 제안함. 주요 내용을 보면, 해안특성에 맞는 방제기법 적용, 과잉방제 주의, 해안환경 및 생태계 2차 오염 유의, 지역방제실행계획(미국) 등의 필요성 언급. 또한 각 지자체가 맞고 있는 해안방제 업무 관련하여 방제체제 구축, 전문 인력과 방제기자재 확보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였음을 지적함.
○ 이번 사고에 대한 해안방제조치에 있어, 사고 해역의 기름 오염 확산 예측이 빗나가고, 해안 방제 전략과 적용이 늦어짐에 따라 해안 방제 작업은 많은 혼란을 빚었으며, 씨프린스호 사고 시 해안방제에서 나타났던 대부분의 문제가 거의 유사하게 나타남. 특히, 방제조직과 해안 방제장비를 갖춘 것은 해양경찰청이지만, 해안방제 주관기관이 각 지자체로 되어 있어 방제능력이 부족한 지자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초기 해안 방제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함.
2. 방제작업 지휘체계 문제 : 통솔 및 관리주체
○ 사고 4일이 경과한 10일, 해경 방제대책본부에서 방제 현장에 해경 간부들을 배치하여 지휘 통제하였으며, 11일 정부가 방제활동 과정의 혼선을 막기 위해 지휘체계를 정비하였으나, 이미 가장 혼란스러웠던 사고발생 초기의 지휘체계 혼선에 따른 여파는 심각했음.
○ 매뉴얼에 따라 각각 방제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나 관계 기관간의 협조체제 및 현장과의 정확한 소통문제 등에서 이를 통솔하고 지휘할 통합지휘본부의 필요성이 제기됨.
3. 방제작업 인력 배치 및 물품 배분 문제
○ 방제대책본부는 정확한 물자관리와 체계적인 보급을 위해 모든 물자를 만리포로 집중. 태안읍을 거쳐가야 하는 태안군의 지리적 특성상 150km가 넘는 해안가와 수백여 곳의 방제 현장을 고려하여 물자공급처를 태안읍에 두거나 몇 군데 나누어 두는 방안도 고려했어야함.
○ 사고 5일째인 11일을 전후로 하여 방제 인력 증가분에 비해 방제 물품량 부족 현상 발생한 것은 방제 인력활용과 방제 물품 배분에 대한 계획, 자원봉사 인력계획과 운영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볼 수 있음. 자원봉사자를 관리할 자원봉사 인력 투입방안 마련과 관계기관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연계를 통한 보완이 아쉬움.
○ 동원된 방제세력에 방제자재 및 소요물품 보급을 담당하는 방제대책본부 보급지원반 운영에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음.
4. 방제작업 지침 및 안전조치 공백
○ 초기 방제 작업의 정확한 목표와 지침, 방제 작업 방법, 방제 물품 사용방법, 주의사항 등을 교육하고 안내할 방제 관리감독자가 배치되지 않았거나 늦게 배치됨.
○ 정부 및 관계기관 원유의 독성 및 인체 유해성 등에 대하여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기(8일 2,175명, 9일 6,138명) 방제 작업 투입된 사람들에 대한 안전대책 거의 부재했음. 특히, 사고현장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관련 정보와 방제 작업에 대한 정보가 가장 취약한 지역주민들(대다수 고령)이 장시간 노출됨으로써 피해가 더욱 컸을 것으로 예상됨. 12월 15~16일, 녹색연합과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가 방제작업에 참여한 211명에 대한 유출된 원유의 인체영향 조사결과 작업자군 중 97.6%(206명)가 원유에 의한 화학물질 노출 시 적절한 조치사항에 대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파악되었음. 초기 방제 현장에 투입된 사람들에 대한 파악 및 건강검진, 역학 조사 반드시 진행해야 할 것임.
○ 현장 지휘통솔자, 지역 주민조직 대표자(이장단, 어촌계장단 등), 자원봉사 현장 인솔자, 시민사회단체 등에게 해안 방제 관련 기본 정보(방제 작업지침 및 방법, 물품사용 방법 등) 및 유의사항, 연락처 등 간단한 유인물 배포 필요. 각 기관 홈페이지 이용 및 언론 홍보 필요.
○ 각 방제 현장별 관리감독자, 해당 지역 주민대표, 환경 및 생태 전문가 등이 함께 현장에 배치되도록 하여, 방제 작업의 효율성과 방제 인력 투입에 의한 환경문제를 최소화하고 과학적이고 생태적인 방제작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함.
Ⅳ. 태안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해안·해양 생태계 피해 및 방제처리제 사용문제
○ 유조선의 석유 유출사고에 의한 해양오염은 해마다 발생. 1995년 씨프린스호 좌초와 유출유를 처리하기 위해 살포한 유분산제에 의해 와편모조류(dinoflagellate)의 일종인 Cochlodinium에 의한 적조현상 일어난 바 있음. 이 사건을 계기로, 유류오염문제의 해결법이 단순히 해양에 떠 있는 기름을 제거하는 것으로부터 해양생태계의 복원 및 생태계의 안정성 유지로 변하게 됨.
○ 2003년 8월∼2006년 3월 환경 모니터링에서도 소리도의 경우 저서생물의 개체 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 사고 10년이 지났음에도 갯벌 생태계는 여전히 기름의 흔적이 남아 있었음.
○ 해양경찰청은 12월 13일, 유처리제 사용 문제제기에 대하여, 생물독성시험을 거쳐 승인받은 제품으로 생물에 안전하고, 오일볼을 형성하지 않으며, 유출된 원유에 유처리제를 살포시 기름덩어리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발표. 또한 씨프린스호 사고 당시 710톤 뿌렸으나 유해성 입증 조사결과가 없다고 밝히고 있음.
○ 그러나 유처리제의 통상회수율은 20%, 20~30% 증발, 50%가 생태계 잔류(김상진 박사, 해양연구원)한다고 하고 있으며, 12월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모항앞바다에서 오일볼 시료 채취한 것으로 드러났고, 12월 16일 해경 방제대책본부는, 안면도 지역에 타르덩어리 등이 발견되었다고 밝힘. 또한 12월 16일 해양수산부 전문가 회의에서 타르 덩어리가 해양생물에 부착될 경우 생태계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녹으면 수산자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결론 내림으로써 유처리제에 의한 2차 오염 발생하고 있으며, 생태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한 것임.
○ 유처리제 사용 논란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사용한 점 등 유처리제 사용 현황과 결과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중장기 피해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 생물학적 방제 방안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필요함.
Ⅴ. 태안 기름유출 사고를 통해 살펴본 국가방제시스템의 문제와 개선사항
1. 국가방제시스템의 문제
○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유조선 충돌사고 2~3배 증가하고 있음. 유조선 충돌사고가 2002년 13건에서 2006년 33건 증가함. 주요원인, 충돌회피 규칙 미준수와 경계 미준수가 해당됨. 통신, 관제, 입항시간, 정박위치 등 안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함.
○ 유조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운항이나 안전면에 대한 관리 더욱 중요.
○ 씨프린스호 사고 이후 10년 동안 흡착포 생산을 하지 않아 물량부족으로 현장 지원 문제. 방제정도 300t급 소형으로 대규모 사고나 기상 악화 시 제대로 운용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함.
○ 국가방제능력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현장운용 가능한 대규모 해양오염 매뉴얼에 대한 재작성 필요함.
2. 정부의 대책 마련 필요
○ 체계적인 생태계 모니터링 및 생태계 회복방안 마련. 민관 공동 모니터링 필요.
○ 해당지역 주민과 방제활동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건강역학조사 실시.
○ 국가차원의 보상대책 마련 필요.
○ 국립공원 등 생태계 회복(복원) 방안 마련 : 정확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생태계 회복 프로그램 마련, 피해 보상과정에서 생태계 회복을 위한 비용 함께 산정하여 복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함.
○ 유사한 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유조선 관련) : 단일선체 사용 금지 적용 앞당기고, 모든 유조선의 이중선체 사용을 의무화하도록 해야 함. 태안해안국립공원과 같이 민감한 생태계 보전지역의 경우 유조선의 운항과 정박 금지 조치 필요함.
○ 사고 기업에 대한 무한책임 법제화 : 해양사고가 났을 경우 사고기업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우도록 해 기업들의 책임의식을 고양시켜야 함.
○ 사고 원인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책임 규명 : 기상악화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운행을 한 삼성측에 대한 엄중한 책임추궁과 허베이 스피리트 호가 국립공원 지역에 정박한 이유와 사고를 피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책임도 분명하게 밝혀져야 함. 아울러 국립공원 지역에 유조선을 정박시키도록 한 것에 대한 과실 여부도 분명히 따져야 할 것임.
Ⅵ. 첨부 : 기름유출 사고 관련 국내외 사례조사
1. 한국, 씨프린스호 사고 분석
2. 일본, 해상재해방지 현황 사례 비교 – 방제 정책의 변화와 실현
3. 미국, 엑슨 발데즈호 기름유출 사고 교훈 – 사고 기업의 책임
4. 영국, Torrey Cannon지역에서의 기름유출 사고 교훈 – 방제 처리제 사용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
녹 색 연 합
※ 첨부 : 삼성중공업 예인선(T-5) 충돌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발생 20일, 초기 긴급방제에 관한 진단 보고서
※ 문의 : 녹색연합 박정운 국장(747-8500 / 011-266-0415), 윤상훈 정책팀장(011-9536-5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