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과 아이스크림의 케미, 한성대입구역 아케미!
성북구 창경궁로 318, 101호
화-일요일, 12-9시

한줄평
먼지: 녹기 전에 어서 오세요~!
포도: 여긴 아이스크림 가게가 아니라 아이스크림 연구소!
오디: 한 입에 재료 맛 함뿍, 한 입에 사장님 진심 사르르
긴개: 정정당당하게 맛으로 승부하는 비건 아이스크림!
벚꽃 잎이 옷깃에 파고드는 봄날, 따뜻한 햇빛을 등에 업고 녹희 편집팀은 한성대입구역으로 향했습니다. 4번 출구 근처에 엄청난 맛집이 있다는 첩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이 가게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우유도 생크림도 계란도 없이 만들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일단 비주얼이 압도하지 않나요. 이런 비주얼이 맛이 없을 수가 있나요. 제 인생에 그런 법은 없습니다.





재료에 제한을 두고도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 정말 감동스럽지 않나요? 비건을 떠나서 이런 아이스크림 가게 자체가 잘 없잖아요. 메뉴만 살펴도 사장님의 아이디어와 연구 결과가 집약된 소중한 가게라는 걸 느끼고 더욱 흥분해 버렸습니다.

맛은 어땠을까요?
당
연
히

제주말차오레오, 우리가 잘 아는 그 말차맛에 칩이 가득 박혀있었습니다. 사장님 재료 정말 안 아끼시는 분이었어요. 그리고 어떻게 비건 아이스크림인데 이렇게 쫀득-부들 할 수 있는지요. 다른 비건 아이스크림을 먹어 본 적 있는 오디가 깜짝 놀랐답니다.
단호박대추카라멜, 왜 아이스크림이 든든하죠? 담백하고 고소합니다. 단호박떡인 줄 알고 먹었는데 아이스크림이네?! 하는 느낌이에요. 엄마가 좋아할 것 같은 맛이라 다음에 같이 와볼래요.
체리초코마스카포네, 상큼달콤 아이스크림의 정석. 아이스크림이 사라진 다음 혀 위에 남는 체리 조각이 선물 같아요.
피스타치오라즈베리샌드, 샌드 부분은 도대체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궁금해서 검색했어요.
아케미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더 도톰하고 부드럽게 구운 피스타치오 조콩드 위에 바삭하고 진하게 만든 ’피스타치오 크럼블‘을 얇게 바른 뒤(이 크럼블이 킥이에요! 고소함과 바삭함을 배로 올려 주거든요 : ) 상큼한 라즈베리 아이스크림과 라즈베리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마블로 예쁘게 만들어서 샌드한 메뉴‘라고 합니다. 사장님의 맛 표현만으로도 벌써 입안에 침이 차올라요. 흐르기 전에 뛰어가서 다시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에 올라간 핑크하트머랭쿠키는 병아리콩 삶은 물로 만들었대요. 입에 넣자마자 달콤하게 사르륵 녹아 사라져서 서러웠어요. 왜 항상 달콤한 순간은 순식간이냐고!


정신을 차려보니 테이블 위 아이스크림이 전부 사라져 있었습니다. 이렇게 원통할 수가. 그래서 다시 카운터로 향했습니다.

한 번 맛의 검증을 거치고 나니, 다음 메뉴가 나오길 기다리는 시간도 행복해졌어요.

일부러 설명을 읽지 않고 맛부터 보았습니다. 상큼 + 시원?! + 달콤! 아하, 시원한 오이. 그리고 이 건강한 상큼함은 오미자. 달콤함은 라즈베리! 무슨 맛인지 한 번에 설명하기 어려운데요, 이상하게 제일 손이 많이 가고 나중에도 또 생각나는 메뉴였습니다. 더운 날 오오베리를 텀블러에 담아 거리로 나선다면 햇빛도 가소로워질 맛?!
“문경의 햇살을 듬뿍 받고 자라 향이 풍부하고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이 어우러진 오미자와 아삭하고 시원한 맛이 살아 있는 무농약 오이를 접목해 만든 오미자&오이 시럽에 톡쏘는 탄산수, 은은한 장미향이 매력적인 라즈베리 로즈 히비스커스 아이스크림을 함께 즐기는 은은한 와인빛과 연두빛이 아름다운 아이스크림 티 에이드에요.” – 아케미 인스타그램에 역시 멋진 맛 표현이 있었어요.
아케미의 독특한 매력 또 하나는 바로 단골손님들과의 케미입니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달리 곳곳에 단골들이 남긴 정겨움이 가득했습니다. 아케미 팬들의 글/그림이 가득한 벽이 킥입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머물면 머물수록 사장님의 철학이 궁금해지는 가게였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는 공간. 직접 방문 강력 추❤︎천❤︎

그리고 아케미의 마지막 매력은 바로 한성대입구역 성북천과 아주 가깝다는 것! 아이스크림을 포장해 성북동을 흐르는 하천에 앉아 물고기도 보고 청둥오리, 왜가리, 해오라기를 구경할 수 있다면 이게 천국이죠. 비건 아이스크림 가게답게 용기를 직접 가져가면 담아주신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아이스크림 포장 용기들은 전부 생분해되거나 재사용이 가능한 재질이에요. 그래도 환경을 생각하시는 많은 분들이 아이스크림 포장시 개인용기와 보냉백을 가져와 주세요. 감사합니다. 포장시에 개인용기와 보냉백을 가져와 주시면 저희가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담아 드릴게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마저 다정한 사장님… 사랑합니다…!!!!

마침 벚꽃이 성북천을 따라 한가득 피었습니다. 날씨도 좋고, 아이스크림도 맛있고, 대화도 즐거워서 우리는 그만 넋을 잃었어요. 이렇게 좋은 비건 맛집 코스 널리 알리지 않으면 맛집정보어쩌구통신법에 의거해 유죄가 되잖아요 그쵸. 녹색희망 구독자들께도 이 행복이 닿길 바라며. 다음 비슐랭도 기대해주세요 : )

● 오늘 어떤 마음으로 비건 아이스크림에 도전하셨나요?
☞먼지: 비건보다는 아이스크림에 꽂혀 신나게 도전했습니다!
☞포도: 아이스크림 다 똑같은 맛 아닐까? 🤔
☞오디: 우유와 닭알을 먹지 않아서 제가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은 주로 사각서걱 아이스크림이에요. 부드럽고 크리미한 아이스크림이 정말 오랜만이라 행복!
☞긴개: 주원료인 우유와 달걀 없이도 아이스크림이 충분히 맛있을까-하는 의구심 반, 비건으로 어떤 메뉴 구성을 했을까-하는 궁금함 반으로 매장을 찾았습니다.
● 아케미 첫인상은?
☞먼지: 가수 윤하를 향한 팬심이 돋보이는 인테리어가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왔고, 아이스크림이 형형색색 아름다웠습니다.
☞포도: 대추? 청양고추? 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재료는 도대체!
☞오디: 가게의 절반에 달하는 공간에 맛 연구소가! 아이스크림 개발의 진심이 느껴졌어요.
☞긴개: 세련된 인테리어와 달리 곳곳에 정겨움이 가득했습니다. 아케미 팬들의 글/그림이 가득한 벽이 킥입니다.
● 가장 맛있었던/흥미로운 메뉴는?
☞먼지: 오오베리.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탄산수였는데요, 오이향과 맛이 나서 좋았어요.
☞포도: 단호박대추카라멜! 계피향이 대추와 잘 어울렸어요. 그리고 아이스크림에 올라간 비건 머랭이 진짜 화룡점정… 美味!
☞오디: 체리 마스카포네 아이스크림. 체리와 춤추는 이 치즈 맛 어떻게 구현한걸까요 대체?!
☞긴개: 오오베리! 오이와 오미자의 조합만으로도 궁금해지는데 거기에 라즈베리 아이스크림까지 들어갔다고 하니 더 재밌잖아요. 아이스크림의 단맛과 오이+오미자의 시원상큼함이 의외로 딱이었습니다.
● 어떤 분께/어떤 상황에 추천하면 좋을까요?
☞먼지: 성북천으로 봄나들이 온 분들. 흩날리는 벚꽃을 따라 한참을 걷다 보면 등허리에 땀방울이 맺히고 더워집니다. 그때 오오베리를 벌컥벌컥 들이켠다면 정-말 시원할 거예요.
☞포도: 산책하다 당충전 필요할 때 딱좋아요!
☞오디: 본업에 진심인 작업자의 디저트를 맛보고 싶은 이들… 저 같이 크리미한 아이스크림이 그리운 채식인들…
☞긴개: 곧 더워지잖아요. 약속을 잡을 때 한성대입구역에서 만나자고 하는 대신 4번 출구와 가까운 아케미에서 만나자고 하면 어떨까요. 친구가 조금 늦는다고 연락해도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한 입 녹여먹는다면 화도 사르르~!
316호|비슐랭 ‘비건과 아이스크림의 케미, 아케미’ – 맛집 탐방기, 그런데 이제 비건이 필수인
아케미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achemice/
음미와 만끽 : 홍보팀 배선영, 김다정, 이음팀 신지선, 소하연
사진과 정리 : 홍보팀 김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