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PSI 참여에 관한 녹색연합 논평
정부가 PSI에 참여하기로 했다. 매우 안타깝고 우려스러운 결정이다.
이번 정부의 판단은 북한 핵실험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한반도 긴장을 더욱 더 확산시키고 고착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결정이다. PSI는 북핵 문제에 얽혀있는 난맥을 풀어내는 길이 아니라 대립과 충돌로 가는 지름길이다.
PSI에 가입하면 국내법과 국제법에 근거해 영해 내에서 WMD(대량살상무기)를 운반하는 혐의가 있는 선박에 승선, 검색하거나 영공 내에서 WMD를 운반하는 의혹이 있는 항공기에 대해 착륙 유도 및 검색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 지는 자명하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PSI 참여를 실질적인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다.
남북문제는 본질적으로 냉전이 빚어낸 아픔이다. 북한과 미국의 대립을 축으로 하여 역사적으로 얽혀왔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미국과 강대국이 주도하는 PSI로 북한을 강제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의 본질을 간과한 단견이다.
북한의 핵실험은 분명히 잘못된 길이다. 한반도 평화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 막다른 길이다. 그렇기에 녹색연합은 어제 북한 핵실험을 비판하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핵실험에 곧바로 우리 정부가 PSI 참여를 선언하는 강경대응은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드는 일이다.
우리는 정부에게 남북관계에서 원칙과 기준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갈 것을 요구한다. 북한의 행위에 우리 역시 북한을 궁지로 몰아넣는 선택을 하는 것은 한반도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북한의 잘못은 엄중히 지적하고, 따지되, 그렇다고 비수나 총구를 겨누는 선택을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수중의 악수이며 그 끝은 결국 비극적인 대결국면이다.
녹 색 연 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