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그린나이트가 된 그린라이트

2014.12.03 | 행사/교육/공지

그린라이트? 그린나이트?

당신의 마음에 초록불을 밝혀줄 여섯 개의 이야기. 그린라이트! 가 지난 11월 26일 저녁 7시 서울 NPO지원센터 '품다'에서 열렸습니다.  어느 순간 부터 환경문제에 민감해지기 시작해 어떤 소식도 예사롭게 넘어가지 않는 분들이라면, 환경과 나 사이에 '썸'이 생기기 시작한 '그린라이트'일테고, 금요일 밤 환경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꽃으로 밤을 보내고  싶었다면 '그린나이트' 무엇이 되었든 상관없지요. 중요한 건 '그린' ! 바로 우리 마음 속에 초록불이 늘 켜져 있다는 걸테니까요.

그린라이트 행사가 열리기 전 녹색연합의 활동가들은 저마다 시민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 주제를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주제 중 사전투표를 통해 가장 관심있어 하는 주제를 선정했지요. 그렇게 선택된 주제가 바로 이번 그린라이트에서 다뤄진 여섯 가지의 이야기였습니다. 내 이야기에 관심 기울여 주는 이들이 많다니 기쁘기도 하지만, 발표도 해야하고 직접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눠야 하니 부담도 좀 됐을 여섯 명의 활동가들. 바로 이분들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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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라이트에선 5분동안 짧은 발표를 해서 이야기를 같이 나눌 사람들을 모아야 합니다. 발표자들의 발표능력이 가장 돋보이는 순간인거죠. 과연 5분동안의 짧은 이야기로 질문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모두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너무나 와닿게 발표를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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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발표는 김세영 활동가의 '노후핵발전소, 정말 안전할까요?" 였습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우리나라 핵발전소의 현황과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을 막기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까지 발표해 주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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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걱정만 맣던 보통 여자사람이 녹색연합을 만나, 하이힐을 버리고 등산화를 신은 이야기, 텀블러를 챙기게 된 이야기. 낯선 경험과 좌충우돌을 이야기해 준 배선영 활동가는, 진로를 고민하는 이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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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을 가리왕산에서 보내며 가리왕산의 울창한 숲속에서 누린 기쁨도 잠시,  많은 슬픔과 울분을 삼켜야 했던 임태영 활동가는 나무가 베어졌어도, 우리에겐 가리왕산을 지켜야 하는 더 많은 이야가 있다는 이야길 하였습니다. 올림픽이라는 이름으로 파괴되고 있는 자연 앞에서 우리가 무엇을 같이 하면 좋을지 지혜를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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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으로 지구도 지키고 돈도 버는 법! 제목부터 솔깃한 이 이야기를 들려준 신근정 활동가는, 계속 궁금증을 자아낼 질문만 던졌습니다. 아파트 베란다에 태양광을 설치하면 이사갈 땐 어떡하지? 옥상이 크지도 않은데 옥상 태양광이 가능할까? 도대체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벌 수 있지? 등등 궁금한 사람은 신근정 활동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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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에서 일하면서 나도 크고 단체도 커갈 수 있다면, 얼마나 환상적일까요? 그러나 실제는 뭔가 삐거덕 거리는 느낌을 늘 갖지요. 녹색연합 사무처장 윤기돈 활동가는 '단체와 내가 함께 커가는 비법'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했습니다. 사실 '비법'이 있을리는 없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함께 커가기 위해 생각해 봐야 할 기본적인 몇 가지것들을 돌아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다른 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관심있어 하는 자리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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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솜 활동가는 녹색연합의 신입활동가입니다. 늘 보고 자랐던, 꿈꿔왔던 강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4대강의 모습을 올 한해동안 내내 지켜보며 도대체 어디서부터 문제가 시작되었는지,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스러워한 일년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했습니다. 녹조, 큰빗이끼벌레, 건설비리, 예산낭비 등등 어느 것 하나 문제가 아닌 게 없는  4대강 현장소식이 궁금한 분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휴식을 갖고, 주제가 적힌 테이블에 모여 시끌시끌 이야기 마당이 펼쳐졌습니다. 40여 분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간지 모르게 온갖 질문이 오가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관심만 있던 일이 갑자기 나의 주제로 다가오기도 하고, 당장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동기가 되는 이야기를 하며 활동가도 참여해준 분 들도 모두 힘을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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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함께 나눈 참가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시민단체가 스스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놀라웠어요. 오늘 와서 시민단체에서도 노조같은 조직이 필요하다는 거, 당장 제가 일하는 곳에 가서 야기할 거구요.  뻔뻔스러움과 겸손함이 함께 있는 활동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점프대를 만들기 위해 또다시 환경을 파괴하고 흙을 깔면서 앞으로 3백년 이상 생명이 자랄 수 없는 땅이 된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벌목은 됐지만, 가리왕산 공사는 중단되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4강 다큐나 언론을 보면서 관심 가졌는데 다큐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궁금했어요. 오늘 현장에서 일하는 분의 이야기를 들으니 제대로 알 수 있었고, 보를 막아 강을 가로막고 직선화 시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4대강사업의 문제에 다들 관심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분들은 늘 시위만 하는 사람인 알았는데 와서 보니 굉징하 체계적이고 단계적이며 가장 기본적인 가치와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뭔가 내 신상에 문제가 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망상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 환경운동가의 일이 들지만 의미있고 열정있는 일이라는 것,  녹색연합에서 활동가를 위한 복지와 자기계발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가장 걱정했던 게 '정치색'이었는데 환경운동을 '정치적'으로만 보는 시선이 오히려 문제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후원만 하는 회원이었는데 활동가들이 어떻게 일하고 녹색연합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왔어요.개인이 작게나마 실천하며 생활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알고 당장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어요. 이렇게 관심을 갖고 지내다보면 내 생활이 바뀌지 않을까 싶어요?

만남을 통해 너와 내가 서로 나누고 바뀌어 가는 시간들. 바로 우리가 그린라이트를 생각하면서 떠올린 그림이었는데, 바로 11월 26일 밤이 정말 그린 라이트이자 그린나이트였습니다. 그린라이트같은 훌륭한 일은 좀 더 자주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득 안고,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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