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신임총장의 발언에 주목한다!

2002.07.26 | 미분류

최근 정운찬 서울대 신임 총장의 ‘지역별 신입생 고려’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발언은 7월24일 MBC 아침뉴스의 한 코너인 ‘박영선의 사람과 세상’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려졌다. 필자는 정운찬 총장의 서울대 입시제도에 대한 견해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싶지 는 않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정 총장의 발언 중 ‘서울대 입시제도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개인의견’에 파묻혀 버린 또 다른 중요한 한 대목이다.

인터뷰 말미에 기자가 총장실 창 너머 보이는 관악산 훼손 문제가 거론하자, 정 총장은 앞으로는 환경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증축은 막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정 총장은 인터뷰에서 “만약에 다른 사립대학이 이거 추진했다면 안됐을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저 위로 올라가는 공과대학. 거기 많이 훼손이 된 건 사실이에요. 인정을 해야지요. 앞으로는 안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관악산을 끼고 있는 관악구의 서울대학교 캠퍼스는 거대한 공사장을 방불케 한다. 현재에도 크고 작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거나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대는 그 동안 관악산 중턱을 심하게 훼손하면서 시설물 확장 공사를 벌여왔다. 산자락이 깎여나간 자리에 주변과 어울리지도 않는 고층 건물이 세워졌고, 관악산의 자연경관은 훼손되었다. 그로 인하여 관악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의 항의가 거세졌고, ‘관악산 지키기 시민의 모임’이라는 단체까지 생겼다. 관악산은 수도권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등산로이자 휴식 공간이며, 얼마 남지 않은 동식물종의 서식공간으로 서울의 남부녹지축을 형성하는 주요 거점이다. 이러한 관악산을 훼손하는 서울대의 캠퍼스 정책에 대해 환경단체들과 시민들의 불만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대학캠퍼스의 난개발 문제는 비단 서울대 관악캠퍼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국의 많은 대학 캠퍼스가 신·개축 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각 대학이 주변의 스카이라인을 고려하지 않은 캠퍼스 확장 등 외형적 ‘몸집 부풀리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많은 대학캠퍼스들은 해당 지역의 주요한 산을 끼고 위치하고 있다. 캠퍼스의 신축 및 개축은 당연히 산의 주변 경관과 자연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많은 교수들이 강단에서 혹은 사회에서 친환경 정책을 외치기도 하고, 새롭게 건설되는 도시의 난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제는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학캠퍼스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구성원들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때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는 정운찬 서울대 신임총장의 ‘환경을 훼손하는 무분별한 증축을 막겠다’는 발언이 그동안 관악산 중턱을 깎아 건물을 짓는 마구잡이 개발로 지탄을 받던 서울대가 친환경적인 캠퍼스를 만드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하며, 아울러 관악산의 자연훼손을 막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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