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바람이 본 새만금 간척사업
‘녹색바람이 본 새만금 간척사업’이란 가제로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녹색바람 식구들도 모두들 생각이 다를 텐데, 누군가가 쓴 글을 녹색바람의 뜻으로 포장하기엔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러한 점 이해하고 보아주세요.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는 것처럼, 새만금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 역시 답답함 뿐입니다. 이렇게 어리석은 사업이 계속되는 것을 지켜보아야 하는 마음.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과도 같지 않을까 합니다.
녹색바람은 실천하는 환경운동을 추구해오면서, 올 정월부터는 새만금 갯벌 파괴 반대 캠페인을 시작하였습니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이지요.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두 번의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새만금을 살려달라는 현수막를 걸어놓고, 간척사업으로 갯벌이 파괴되고 있는 현장사진을 전시하면서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었습니다. 새만금에서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해줄 후원금 마련을 위한 뺏지 판매를 통해 약 70만원의 후원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여러 분들을 만났습니다. 선뜻 반대 서명을 해 주시는 분도 계셨고, 오히려 같이 계신 분들까지 서명으로 이끌어 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분들도 계시고 글을 못 읽으니 설명을 해 달라는 분도 계셨습니다. 사업을 계속해야한다고 외치면서 지나가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반면 사업의 강행을 찬성하시는 분이나 중간적인 입장에 계시는 분은 경제적인 문제를 생각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이미 지급된 보상금은 어떻게 하느냐, 투자한 돈을 회수해야 한다, 등의 문제를 말이죠. 때로는 땅은 무조건 넓고 봐야 한다는 분도 있었지만….
최근에 읽었던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라는 책에서는 새만금 사업의 경제성 평가가 얼마나 작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주장하는 바에 맞게 경제성 평가의 결과를 꾸밀 수 있다는 말이지요.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으로서도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근거로 경제성에 대한 자료를 제시할 수밖에 없지만, 어떻게 보면 경제성이란 잣대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우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새만금 갯벌이 파괴되는 것을 막고자 지금도 노력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계속되는 시련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의지를 끌어내는 것은 새만금에 대한 경제논리가 아닐 것입니다. 생명에 대한 마음이, 사랑이 그 의지의 근원이 아닐까요. 세상을 향해, 사람들을 향해 외칠 때도 경제논리가 아닌 그 마음으로 외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인간만이 아닌 모든 생명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세상 말입니다. 그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녹색바람 권문석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