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2일 부여에서 금강정비사업 착공식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착공식을 ‘금강 살리기 희망선포식’이라 하더군요.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금강정비사업이 진행되면 금강은 죽음의 강이 될 것이고 역사는 4대강 착공식을 ‘절망선포식이자 재앙선포식’이었다고 기록할 것입니다. ‘녹색’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이야기되고 있지만 또 ‘녹색’이 그 어느 때보다 수모를 당하고 있습니다. 전국녹색연합은 ‘진정한 녹색’의 실체를 만들어 내기 위해 올 한 해 열심히 뛰었습니다.
강은 생명의 터전, 흐르는 강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나선다
지난 1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조사를 했습니다. 응답자의 76.3%가 4대강 사업의 전면 중단(37.0%) 및 단계적 실시(39.3%)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대로 4대강 살리기를 진행했다가는 강도 죽이고 지역도 죽이고 더불어 우리도 힘들어질 것이라는 것을 현명한 시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시민들과 함께 4대강을 지키기 위해 대전충남녹색연합, 광주전남녹색연합, 대구경북녹색연합, 부산녹색연합이 강가에서 거리에서, 때로는 기자회견이나 집회로, 때로는 시민과 함께 하는 생태탐험과 토론회로 대응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반시민들의 환경권을 제약하고 생태계를 훼손하는 골프장은 안된다
골프장은 생태계 훼손뿐 아니라 불특정다수의 환경권을 제약합니다. 누구나 가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산을 깎아 특정한 몇 사람의 놀이터로 만드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지금 전국은 골프공화국이라는 이름답게 골프장 건설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현재 강원도에는 약 50여개의 신규 골프장 개발 계획이 있습니다. 원주녹색연합은 백두대간을 훼손하는 골프장 계획에 맞서 횡성, 원주, 춘천, 강릉지역 주민들과 함께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인천녹색연합은 계양산 롯데골프장을 막기 위해 릴레이 100일 단식과 촛불문화제, 계양산 시민행동의 날, 계양산 정밀생태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녹색연합은 백양산 롯데골프장 반대활동, 전북녹색연합은 완주군 골프장 대응활동,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 천안, 논산 등 충남지역 골프장 대책활동을 주민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녹색교육
녹색교육하면 단연 인천녹색연합입니다. 올해로 다섯 번째 환경해설전문가를 길러내는 교육을 했고 게눈, 초록동무, 반디친구들은 영종도갯벌과 계양산, 인천대공원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계양산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계양산자연학교도 정기적으로 열었습니다. 부산녹색연합은 낙동강하구생명학교와 태양열오븐을 이용한 자연에너지와 아이들이 만나는 에너지자연학교, 윤산숲체험 교육을 했습니다. 대구경북녹색연합에서는 유아환경 인형극 ‘어떤 숲 이야기’ 공연을 통해 유치원 아이들을 환경지킴이로 만들고 있습니다. 원주녹색연합도 생태해설가를 양성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교육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대전충남녹색연합도 월평공원과 갑천을 지키기 위해 어린이자연학교를 정기적으로 열고 갑천자전거순례도 다녀왔습니다. 내년에는 각 지역의 재미있는 교육활동이 서로 교류되어 더 풍성해졌으면 합니다.
녹색마을을 만들자
광주전남녹색연합은 올해 다양한 녹색마을 모델을 만들고 있습니다. 신안동 모아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지렁이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전기에너지 절약운동을 하면서 ‘도시생활형 녹색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담양 운산마을과는 농도교류, 에너지자립과 산촌체험마을 운영을 지원하면서 ‘농촌공동체형 녹색마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곡동 한새봉 논습지 보전활동과 공동경작을 통한 ‘마을뒷산 공동체형 녹색마을’도 꿈꾸고 있습니다. 이에 질세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구봉산 자락 주민들과 함께 주민이 직접 디자인하고 만드는 마을 자전거길 조성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산과 바다,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서!
백두대간과 그곳에서 뻗어나온 정맥들은 우리나라 생태축을 이루는 중요한 공간입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한남정맥을, 대구경북녹색연합은 낙동적맥을 조사하고 정맥의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더불어 두꺼비 산란지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대구 망월지를 개발로부터 보호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활동도 대구경북녹색연합의 대표적인 활동입니다. 광주전남녹색연합도 무등산과 영산강의 샛강을 탐사하며 생태계 보전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송도갯벌 인근에서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번식이 확인되면서 저어새의 먹이터인 송도11공구 갯벌 매립을 반대하는 활동을 인천녹색연합이 펼치고 있습니다. 부산녹색연합도 눌차만 매립저지활동을 펼치고 있고 매월 바다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북녹색연합은 새만금의 수질현황을 분석해서 해수유통의 필요성과 수질개선을 위한 조치를 강하게 제기했습니다.
녹색의 힘! 회원들과 재미있는 활동 많이 했습니다
부산녹색연합은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사는 길(녹색살이)을 배우는 녹색수다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회원들은 산야초효소 만들기, EM효소 만들기 등 녹색생활에 필요한 것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인천녹색연합은 강화도 볼음도에서 회원들과 함께 보리 구워 먹기, 해바라기 심기, 숭어 잡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요. 대구경북녹색연합은 먹을거리와 환경을 고민하는 주부모임 ‘에코맘’에서 폐현수막으로 장바구니 만들기 등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원주녹색연합 회원들은 자연의 악기 오카리나를 함께 배우고 발표회도 가졌습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회원들과 함께 금강트래킹, 생태기행, 대기오염 모니터링, 도심지역 자전거도로 모니터링 활동을 했습니다. 회원들이 있어 참 든든한 한 해였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절망 바이러스’가 전국 곳곳에서 생태계와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희망 바이러스’로 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것입니다. 헉헉 턱밑으로 숨이 차오르지만 회원과 시민들의 지지와 동참이 있어 오늘도 뚜벅뚜벅 녹색세상, 녹색희망을 만들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글 : 박정현 (대전녹색연합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