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들 이래, 신공항 백지화는 MB가 유일하게 잘 한 일인데!
예상했던 대로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 되었다.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신공항 백지화에 따른 정치권 안팎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영남권 지역주민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자. 신공항 백지화가 잘못된 일인가? 절대 아니다. 당연히 그랬어야 했다. 나는 이명박 정부 정책에 상당한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이번 결정은 잘 한 일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싶다.
그런데도 보수진영은 물론 진보 성향을 띤 언론에서조차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공격하고 있다. 이번 결정과 대통령의 레임덕을 연결시키려는 무리한 주장까지 넘쳐난다. 일부 영남권 의원들은 대통령의 탈당까지 거론하고 있다. 왜들 이러실까? 정신을 차려보자. 신공항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이 국익과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었을까? 절대 아니다. 필자가 어제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도 밝혔듯이 동남권 신공항은 경제성과 타당성 모든 면에서 현실성이 없다. 이미 양양공항, 무안공항, 울진 공항 등에서 보듯이 사업을 진행하다 중간에 경제성 문제로 멈춰선 공항들이 한 둘이 아니다. 강릉 속초 공항처럼 기존에 운영하던 곳들도 문을 닫았다. 서울과 부산이 2시간 거리인데 한반도에 또 다른 허브 공항이라니!
동남권 신공항은 처음부터 무리한 발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놓고 결정을 미루면서 지역 갈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은 정당하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신공항 건설을 악용한 것과 이번 백지화 결정은 분리해서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비판하는 사람들은 자기 주장을 분명히 하기 바란다. 정치적 판단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인지, 아니면 신공항 백지화가 잘못되었다는 것인지를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는 이명박 정부 들어 ‘거의’ 유일하게 잘 한 결정이다. 잘못된 국책사업을 공약이라고 밀어붙여서 우리 사회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지불했던가? 지금도 4대강 사업으로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르고 있는가? 잘못된 정책을 입안해서도 안되지만 그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중단하고 대안을 찾는 것이 선진사회의 모습이다.
이번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적지 않은 국론 분열과 이에 따른 상처가 있었다. 이제 언론과 정치권은 이를 부추기지 말고 냉정하게 대안을 마련해 보자. 그 대안 중의 하나는 김해 공항을 확장하는 것이다. 확장 결정을 내리기 전에 김해 공항이 정말 수요가 넘쳐나 확장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도 분명하게 따져보자. 동북아의 훌륭한 허브공항으로 인천공항이 있다. 서울과 부산이 2시간 거리인데 영남권에 또 다른 대규모 공항이 필요할까? 확장한다면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가? 이미 한번 큰 홍역을 치른 마당에 서두르지 말고 차분하게 따져보고 결정하기 바란다.
한가지 더 우리가 경계하여야 할 점이 있다. 정치적으로 결정된 정책은 그것이 파기되었을 때 또 다른 보상요구가 있을 수 있다. 벌써부터 청와대와 정치권에서는 신공항을 대신하는 ‘정치적 선물’에 대한 고민이 흘러나오고 있다. 기업 유치와 관련한 것이다. 나는 또 다른 정치적 보상에 단호히 반대한다. 그것은 더 큰 휴유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냉정하게 판단하고 국가의 균형된 발전방향 속에서 이번 사안을 마무리하고 대안을 결정해야 한다.
* 이 글과 관련 칼럼은 제 블로그 ‘최승국의 행복찾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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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국 / 시민운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