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와 약자와의 소통을 꿈꾸는 신준하 회원

2009.08.05 | 행사/교육/공지

여름이면 울창한 캠퍼스에서 즐겨 부르던 여행스케치의 “별이 진다네” 그 시절만 해도 대학생은 놀기 바쁜 세대였는데, 신자유주의 경쟁사회에서도 푸른빛 대학의 낭만은 남아 있을까? 입학과 동시에 취업을 걱정해야 하는 대학생들을 보면서 진짜 우리가 바라는 교육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타오름달에는 다양한 직업에 대한 도전과 자아성취를 사라지게 하는 획일화된 제도권 교육 속에서, 미디어를 통하여 자신을 발견하고 또 다른 미래와 소통하며 타인을 이해하는 학생들을 키우는 대안학교 “스스로넷 미디어스쿨”에서 길잡이교사로 활동 중인 신준하 회원을 만나 보았다.

스스로넷 미디어스쿨은 어떤 곳인가요
“서울시에서 대안적 미디어 교육을 위해 2001년에 설립한 도시형 대안학교에요.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이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긴 했지만, 배움을 그만둔 것은 아니기에 새롭게 배움의 끈을 이어가며 그 과정에서 자기의 모습과 기회를 찾아가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총 2년 6학기이구요. 기초학습과 함께 자신에 대해 알기, 도보여행, 자전거여행, 영화촬영 로케이션, 주말농장 등 15~16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꾸리고 있지요.”

대안학교 교사로서의 첫걸음
그의 전공은 원래 북한학이었다고 한다.(북한학도 과히 평범한 것 같지는 않다^^) “군 제대 후 전과를 했어요. 국어교육과를 들어갔는데 4학년까지 임용준비를 하다 ‘도시 속 작은 학교’라는 대안학교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임용의 뜻을 접었지요.“ 그 후 2004년부터 스스로넷과 함께 하고 있다는 그는 지금까지의 과정이 특별했던 건 아니라고 얘기 한다.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고나 할까? 굳이 이유를 들자면 천성적으로 지루한 걸 못 참기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신준하 회원. 어쩌면 그에겐 4학년 교생실습 때 겪었던 딱딱한 교무 분위기, 반복되는 교안 등이 참을 수 없는 교육의 가벼움이었을지도…

미디어스쿨 아이들과의 생활
“여기 학교에서 가장 다른 점은 아이들이죠. 사실 이곳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저소득, 결손 가정 등 소외되고 인정받는 것에 익숙하지 못한 아이들이 대부분이에요. 경쟁사회에서 자아를 찾지 못한 아이들이지만 오히려 무궁무진한 기회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답니다.“ 미디어 하면 TV 방송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미디어는 모든 소통의 도구이다. 사진, 애니메이션, 라디오, 신문 등 다양한 미디어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소통방법을 배우고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이곳의 목표이다. 작년 한 학기 동안 라디오 프로그램 제작수업을 직접 진행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대본도 쓰고, 녹음실에서 음악도 틀고 했던 작업이 무척 흥미로웠다고 한다.

대안학교 교사로서 느끼는 한계와 꿈
“6년 동안 만난 수백 명의 입학생 중 단 15명만이 졸업을 했어요. 결과적으로 볼 때 성적은 무척 낮지요. 특히, 공교육에서 부적응한 학생들이 여기서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는 점이 대안학교의 한계를 드러낸다고나 할까요. 반면에 대학진학, 타 학교로의 입학, 영화사진분야 입문 등 새로운 삶으로의 안내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스스로넷은 마침표를 찍기 보다는 새로운 기회와 목표를 제공하는 통로라고 볼 수 있죠.“ 기회가 된다면 제도권 교육에서 1년 정도 근무해보고 싶다는 신준하 회원. 그 곳의 아이들은 어떻게 공부하고 꿈을 꾸는지, 대안학교 선생님과 그곳 선생님은 무엇이 다른지 경험해 봐야 비로소 진정한 대안학교 선생님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그에게서 행여 자기신념이 만들 수 있는 편협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1년에 7만 여명이 학업을 중단한다고 한다. 서울에서만 1만 5천명이 학교를 그만 둔다고 하는데 과연 이 학생들은 사회 어느 영역으로 흡수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면서도 답을 상상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최근 들어 13년 동안 진행된 대안학교의 문제점이 제기되고는 있지만, 참교육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는 신준하 회원 같은 선생님들이 있기에 미래의 교육은 조금씩 변화할 것이다. 앞으로도 참된 교육과 나눔을 통해 미래세대와 약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실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글 : 김영숙 (녹색연합 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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