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산사태가 일어나건 말건, 주민이 다치건 말건

2009.09.04 | 백두대간

산사태가 일어나건 말건, 주민이 다치건 말건
– 한전, 경기도 광주 수양리 지산마을 송전탑 공사 강행

지난 7월 12일 경기도 광주 수양리 지산마을 뒤에서 송전탑 기초공사가 진행 중이던 중 산사면이 갑작스런 폭우로 약 150m 가량 무너져 내렸다. 이로 인해 수로와 도로가 막히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주민들은 한전에게 무너진 산사면을 복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한 후 공사를 재개할 것을 요구했다. 수원 국유림관리소 또한 한전 제천건설소장 에게 복구와 재발방지를 완벽히 한 후 공사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한전과 현장의 대우건설 직원들은 복구를 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려 하고 있어 공사강행을 막는 주민들과 충돌하고 있다.

송전탑 건설 때문에 일어난 지산마을 주민들과 한전의 갈등은 산사때 뿐만은 아니다. 경기도 광주 일대에는 신안성과 신가평을 잇는 765kv 송전탑이 건설될 예정이다. 수양리에 세워지는 no. 66, 67 송전탑은 97년 당초 직선거리로 지산마을 능선너머 산림 지역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2005년, 송전탑이 1기 추가되고 송전선로가 마을에 바짝 붙어 지나가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의견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입지 선정은 철저한 비밀 속에 이뤄졌고, 주민 의견 수렴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주민들은 비용과 입지 조건 면에서 보다 나은 기존 안이 변경된 것에 대해 전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송전선로건설사업이 규정인 30%를 넘어 64% 가량 변경되었음에도 환경영향평가가 다시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지산마을 주민 20여 명은 산사태 이후 공사 현장 입구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전과 대우건설이 사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 대책위원장 장형옥님에 따르면, 한전과 대우건설은 8월 22일(토)에 공사 장비와 인력을 모두 설치한 후 23일 마을회의의 결과를 보고 사업을 재개하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대우건설은 23일 새벽 기습적으로 공사 현장에 난입하다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물러났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현장 책임자 송승근 차장은 “공사를 안 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무력 충돌이 있으면 안 하고, 무력충돌이 없으면 하겠다는 뜻이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전 역시 주민들과 현장에서 단지 ‘얼굴을 본 것’을 보고서에 ‘주민과 협의했다’고 왜곡하여 작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광주 수양리 뿐만 아니라 퇴촌면, 경남 밀양 등 전국이 송전탑 건설로 인한 내홍을 겪고 있다. 현재 지식경제부와 한전이 추진하고 있는 765kv 송전탑 건설 정책은 녹색성장에도, 민주주의에도 어울리지 않는 사업이다. 한국은 에너지 소비, 이산화탄소 배출량 모두 세계 9위에 해당한다. 원자력 발전소와 765kV 송전선로를 추가로 건설하는 대신 과감한 에너지 절약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 주민 삶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서는 주민 의견 수렴이 전제되어야 한다. 수양리 주민들은 앞으로도 송전탑 건설 강행에 대해 한전과 지식경제부에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녹색연합 역시 전국의 송전탑 민원지 주민들과 연대하여 철학도 사람에 대한 존중도 없는 한전과 지경부의 송전탑 건설 강행을 저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2009년 9월 4일
녹 색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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