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대강 보설치, 전면적 재검증만이 살 길

2009.07.24 | 4대강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대강 보설치, 전면적 재검증만이 살 길

정부는 말썽 많은 낙동강 ‘하회보’ 설치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토해양부는 이번 주 중으로 문화재청과 대구환경청·경북도 등 관계기관에 공문을 보내 대체 건설지를 찾아보고 마땅한 곳이 없을 경우 보 건설계획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운하백지화국민행동과 하회마을보존회 등 지역주민, 안동지역 시민단체, 대구경북 환경단체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하회마을에 대한 영향과 수질오염 등을 우려하고,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된 만송정 소나무 숲의 생태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며 하회보 설치 추진을 반대해 왔다.

또한 경기개발연구원(경기연)은 24일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후속사업 대응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남한강에 설치를 추진 중인 3개의 보가 수질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연은 남한강 여주 지역에 강천보․여주보․이포보 등 3개의 보가 설치될 경우 보를 중심으로 상류지역은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지하수위도 함께 상승, 인근 지역의 지반이 연약해지고 강둑의 안정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하류지역은 하천수위 하락으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면서 농업용수 이용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보를 설치할 경우 상류 물 흐름 속도가 현재 초속 0.84m에서 0.24m로 떨어져 COD 상승 등 수질악화가 우려되는 것은 물론 서식 생물의 종류 변화 등 생태계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보가 이곳저곳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실 보 설치는 4대강 사업 내용 안에서도 가장 논란의 소지가 큰 문제다. 흐르는 물길을 차단해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반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왔다. 그런데 이번 경기연 보고서는 공신력 있는 지자체 산하 연구기관에서도 똑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정부의 하회보 재검토는 올해 초 신청된 하회마을의 유네스코 등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만을 우려할 뿐, 보 설치에 따른 상․하류 수위 변화에 대한 영향이나 수질 문제 등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 하회보 재검토는 사회적 논란이 가열돼 4대강 사업 자체가 난항에 빠질 것만을 우려한 행태인 것이다. 정부는 이렇게 4대강 사업 추진만을 향한 임기응변식의 대처로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 아니라, 국민과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사업 자체를 중단하고 전면적인 재검토를 시행해야 한다. 그것만이 나중에 닥칠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는 길이 될 것이다.

2009년 7월 22일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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