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으로 망가진 수생태계 – 낙동강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

2014.06.26 | 4대강

4대강 사업 공사가 진행중이던 2010년부터 정부에서는 매년 수계별로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이 입수해 분석한 4년차 보고서인 2013년도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에는 2013년 조사 결과와 더불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의 4대강 수환경 변화 양상이 담겨있습니다. 보고서를 통해 살펴보는 4대강의 변화 모습 – 첫번째, 8개의 보가 지어졌던 낙동강입니다.

 

◆ 식물성 플랑크톤 : 독성 남조류의 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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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0일, 우곡교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6월 중순임에도 파랗게 강을 덮은 녹조가 보입니다. '녹조라떼'라는 신조어를 얻으며 낙동강을 초록으로 물들이는 녹조는 해 마다 시기가 앞당겨지고, 그 양 또한 많아지고 있습니다.

2013년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p80) 보고서에 있는 식물성플랑크톤의 현존량을 나타는 그래프입니다. 2012년 보가 완공된 후 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남조류의 현존량은 2013년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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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독성남조류가 우점하는 비율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독성남조류란, 환경부가 측정하는 유해남조류인 Mycrocystis, Aphanizomenon, Oscillatoria, Anabaena 속을 가리킵니다.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총32개 조사 중 독성남조류가 우점 또는 아우점 한 경우 (8개보×2개지점×4계절)

3

3

21

27

녹조는 물 속의 유기물이 많고, 광합성을 할 수 있는 햇빛이 있고, 수온이 적정하고, 정체시간 이 길수록 많이 번식합니다. 보로 막혀 9개의 호수가 되어버린 낙동강은 남조류에게는 참 좋은 번식처인 셈입니다.

 

◆ 어류 : 사라지는 보호종, 늘어나는 외래종

멸종위기종_흰수마자_2010년7월_내성천_출처=박용훈흰수마자. 사진 : 박용훈


모래를 닮은 물고기,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입니다. 학명은 Gobiobotia nakdongensis. 이름에 '낙동nakdong'이 들어가는 한국 고유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 귀한 물고기는 모래와 물의 흐름이 있는 곳에서만 살아갑니다. 그래서 대규모 준설이 이루어지고 보가 세워진 낙동강에서는 살 수 없습니다.

보고서에서 흰수마자의 개체수 변화를 살펴봅니다. 상주보 상류 10km지점의 내성천 합류부와 감천에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내성천 합류부에서 2010년에 9개체가 관찰되었으나 2013년에는 1개체만 관찰되었습니다. 감천에서는 2010년 24개체에서 2013년 9개체로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보고서 276-277p)

4대강 사업 이전인 2008년 낙동강권역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 및 평가 보고서와 비교하면, 흰수마자 발견 지점 또한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08년에는 경북 문경시 영순면 말응리, 경북 상주시 중동면 중동교, 경북 구미시 선산읍 일선교 등 3곳에서 흰수마자가 발견되었지만 2010-13년 <보구간 보고서>에서는 단 1곳, 내성천 합류구간에서만 흰수마자의 서식이 확인되었습니다.

2008년 흰수마자가 발견되었던 중동교의 4대강 사업 전 후 비교사진입니다.
흰수마자가 살던 강은 모래톱이 사라지고 물의 흐름이 멈춘 호수로 바뀌었습니다.

 

 

중동교하류_2009_출처=박용훈

2009, 중동교 하류 (사진 : 박용훈)

 

중동교하류_2010_출처=박용훈

2010, 중동교 하류 (사진 : 박용훈)

 

 

중동교하류_2012_출처=박용훈

2012, 중동교 하류 (사진 : 박용훈)

 

줄어드는 고유종에 반해 외래종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3년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는 4대강 사업으로 달라진 수환경으로 인해 토착종을 위협하는 외래종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보고서 278쪽에서 “외래종 중 배스와 블루길은 주로 정체된 수역을 선호하기 때문에 보의 건설로 인하여 유속이 느려진 보 상류구간에서 개체수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말하고 있으며, 또한 “다른 어류를 포식함으로서 토착종들을 감소시켜 종 다양성을 감소시킬 수”있음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저서생물) : 오염에 강하고 흐름이 없는 물에 서식하는 종 증가
2013년 낙동강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 (243쪽)에 따르면 “유수역을 선호하는 날도래목과 하루살이목의 개체수는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정수역 또는 물의 흐름이 거의 없는 수변부에서 주로 서식하는 노린재목(꼬마물벌레류)과 오염에 대한 내성력이 강한 파리목의 깔따구류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나타나있습니다. 우점종 또한 2010년 및 2011년 우점종의 경우 깔따구류를 비롯하여 다른 분류군이 비교적 다양하게 조사되었으나, 2012년 우점종의 경우 깔따구류와 꼬마물벌레류가 대부분으로, 2013년의 경우 깔따구류가 대부분으로 조사”(<2013년 낙동강 보구간 보고서>246쪽)되었습니다. 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멈춰짐에 따라 '고인 물'이라는 서식 환경에 맞추어 종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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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따구류 (출처 : 국립환경과학원)

 

◆ 식생 : 외래종과 생태계 교란 야생식물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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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 왜관읍 금남리입니다. 버드나무들이 집단으로 고사했습니다. (2014-06-20 촬영). 보로 인해 수위가 높아져 뿌리가 오래 잠겨있어 죽은 것 입니다. 보 구간 수생태계 보고서에서도 보 설치로 인한 수위상승으로 버드나무 군락이 고사했다고 말합니다.
또한 생태계 교란 야생식물의 출현종수와 지점이 확대되었습니다. 발견 지점은 2010년 6개 보, 2011년 7개 보, 완공 이후인 2012년부터는 8개 보 전구간으로 늘어났고, 출현 종은 2010-11년은 2종(돼지풀, 가시박)이었으나 2012-13년에는 4종(가시박, 돼지풀, 미국쑥부쟁이, 단풍잎돼지풀)로 증가하였습니다.

 

가시박

가시박 (출처:국립환경과학원)

미국쑥부쟁이


미국쑥부쟁이 (출처:국립환경과학원)

 


녹조가 번무하는 초록 강, 사라져가는 고유종, 외래종과 생태계 교란식물의 확산. 장밋빛 청사진을 이야기하던 4대강 사업이 불러온 결과입니다. 우리 강의 생태계에 대한 이해 없이 이루어졌던 대규모 준설과 보 건설로 인해 한국 고유의 강 시스템이 파괴되었고 생태계가 교란되었음을 보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보고서가 말하고 있습니다. 4대강의 수환경은 해마다 악화될 것입니다. 대안은 재자연화입니다. 정부는 4대강을 본래의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리기 위한 조치를 미루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보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조사 개요


■ 개요
◽조사명: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수계 보 구간 수생태계 모니터링
◽조사목적: 4대강사업으로 설치된 보 구간의 수환경 및 생태계 변화 과정 모니터링
◽조사경과: 2010년부터 매년 모니터링 보고서 발간. 2013년은 4년차 조사결과임.
 (**4대강사업 착공시기 2009년).
◽조사구간: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수계 별 보 설치 구간에서 실시.
◽조사기관: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수계관리위원회,
국립환경과학원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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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19_[보도자료]_4대강 보설치구간 수생태계 보고서 분석_4대강범대위_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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