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후쿠시마의 교훈을 외면하는
‘핵발전 전도사’ 빌게이츠와 찬핵 정부의
공동 사기극을 규탄한다.
체르노빌 27주기를 앞두고 테라파워 설립자인 빌게이츠의 한국 방문으로 언론이 뜨겁다.
지난 22일 빌게이츠의 한국 방문 이후 연일 쏟아져 나오는 기사의 키워드는 ‘주머니 악수’와 ‘4세대 원자로’로 크게 두 가지이다. 빌게이츠의 악수방법은 한국 문화와 큰 차이가 있지만, 기후변화시대의 답이 원자력이라 주장하는 ‘핵발전 전도사’ 빌게이츠와 한국 정부는 참 닮았다.
정부와 언론은 빌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와 공동연구를 추진하고자 하는 ‘4세대 원자로’가 현재의 핵발전소가 가지고 있는 환경, 안전성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꿈의 원자로’인양 떠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빌게이츠의 이름값으로 혹세무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4세대 원자로, 즉 소듐(나트륨)냉각고속원자로의 허구를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적나라하게 이야기했다.
“미국은 ‘꿈의 원자로’, 프랑스는 ‘슈퍼피닉스’라고 명명한 고속로 사업을 추진했는데, 어마어마한 돈을 쳐 넣고 결국 중단했어요. 또 소듐(나트륨)은 항상 따끈따끈하게 덥혀줘야 해요. 원자로가 서면 소듐이 굳고, 균열이 일어나요. 꿈의 원자로가 아니라 유지보수비용이 어마어마한 돈 먹는 하마입니다. 그리고 물 만나면 폭발하고 공기를 만나면 불이 난다는 물성은 60년이 지나도 60만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요.”
– 민중의 소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서균렬 교수 인터뷰 기사 발췌-
서교수의 지적을 입증한 사례는 이웃 일본에서도 있었다. 몬주 고속로는 발전을 시작한지 석 달 남짓 된 1995년 12월 나트륨 유출 사고를 일으켰다. 금속 나트륨이 640킬로그램 가량 유출되면서 화재가 일어난 것이다. 14년 반 만인 2010년 5월 운전을 재개했으나 또다시 사고가 일어났다. 직접 건설비와 유지관리비, 연료비 등 그동안 소요된 비용만 1조 3000억 엔이 넘었다. 막대한 유지 보수비와 사고 위험성이 높은 사업을 4세대 원자로로 표현하며 새로운 것인 양 포장하는 것에 언론이 부하뇌동 할 일이 아니지 않은가.
4월 26일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27주기이다. 원전 반경 30km이내 지역은 아직까지도 방사능 수치가 높아 사람이 살 수 없는 통제구역이다. 원전 안의 핵연료는 여전히 남아 방사성 물질을 뿜어내고 있고, 새롭게 만들고 있는 격납시설의 수명은 100년에 불과해 그 이후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쯤 되면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잊지 말아야 할 과거의 사고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재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여전히 죽음의 땅으로 남아있는 체르노빌의 교훈을 되새길 때이지, 이름만 바꿔 시민을 혹하게 하는 일에 놀아나서는 안 됨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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