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영화로 플라스틱 파헤치기! <플라스틱 차이나> 상영회

UN이 지목한 ‘오늘날 지구가 겪고 있는 세 가지 위기’를 아시나요? 바로 ‘기후위기’, ‘환경오염’, ‘생물다양성 손실’입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위기는 사실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이 모두를 잇는 연결고리는 플라스틱입니다. 플라스틱이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여 기후위기를 가속하고, 공기와 물과 흙을 오염시키고, 여러 동식물의 서식지를 파괴하며 때론 직접 목숨을 위협하여 생물다양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일상에서 플라스틱 없이는 살 수 없는 환경이 되어버린 지금 상황에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하지만 플라스틱이란 게 도대체 무엇이고 우리 인간과 지구 생태계에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손에 잘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녹색연합은 플라스틱 문제를 샅샅이 파헤쳐보는 <플라스틱 파헤치기>프로그램을 여러 형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파헤치기 시민강좌 후기 읽으러 가기 👉🏽 1강 기후위기와 플라스틱 / 2강 플라스틱 산업과 재활용 / 3강 플라스틱의 독성과 유해성 / 4강 플라스틱 협약에 대한 이해 / 특별후기 ‘플라스틱, 어떤 묘수와 같은 해(解)는 없다’)

지난 7월에는 4주에 걸쳐 강의를 진행했고, 이번에는 영화와 책을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좀 더 생생하게 느껴보기 위해 상영회와 북토크를 준비했는데요. 강의실에 앉아 각 잡고 공부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실제 우리의 삶터와 일터에서 플라스틱 오염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감독의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를 함께 보면 좀 더 마음에 와 닿지 않을까 해서 상영회를 열었습니다. 포장재 쓰레기를 최소화한 제로웨이스트샵이자 비건 카페인 노노샵에서 상영회를 연 데에도 이유가 있는데요, 플라스틱 중독 사회에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는 좋은 예시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본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는 2016년에 개봉한 왕지우량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거래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을 폭로합니다. 소규모 가족 운영 플라스틱 재활용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어, 작업장에서 일하며 학교를 다니지 않고 살아가는 11세 소녀 이지에가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통해 외부 세계에 대해 배우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속에서 먹고 놀고 씻고 공부하는 어린이들의 충격적인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주며,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과 관련된 빈곤, 건강 위험, 환경 피해를 강조합니다. 또한 재활용 작업장의 주인인 쿤이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도 영화의 다른 한 축인데요. 세계화, 사회적 불평등, 소비 문화의 인적 비용 문제에 대한 통찰을 보여줍니다. <플라스틱 차이나>는 당시 중국 내에서 상영이 금지될 만큼 논란을 불렀고, 결국 2018년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리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폐기물로 인한 환경정의 문제를 다루는 국제 연대체 ‘GAIA(국제소각반대대안연맹)’ 국제정책연구원으로 활동하고 계신 문도운 님과 함께 이야기 나눔 시간을 가졌는데요. 아무리 잘해도 노동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효과는 낮을 수밖에 없는 재활용 산업의 진실을 생생히 들려주셨습니다. 여러 기능을 위해 플라스틱에 첨가되는 비스페놀, 프탈레이트 등 다양한 화학물질은 장기 노출 시 암과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 소화기 문제 및 생식 저해를 포함한 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인체에 유입된 유해물질이 다음 세대에 유전되는 문제가 있는데요. 특히 영세 사업장이 많고 노동 환경이 열악한 재활용 산업 특성 상 노동자들은 분진, 악취, 습기 문제로 고통을 겪고 근골격계 질환 등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시설이 조금 낫다고는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런 상황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합니다.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금지하자, 풍선 효과로 관련 규정이 없거나 느슨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개도국이 그 일을 대신하게 된 문제도 짚었는데요. 중국의 조치 이후 말레이시아에 유입되는 폐플라스틱 양이 급증했고 태국의 경우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들 나라들이 비슷한 조치를 시행하자 이번엔 폐플라스틱들이 인도네시아로 갔다고 하고요. 이렇게 유입된 폐플라스틱은 대부분 노상에서 소각되거나 펠렛으로 만들어져 소규모 공장에서 태워지는데요. 이 과정에서 노동자와 인근 주민들이 겪어야만 하는 건강 문제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후에도 미국, 유럽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남미, 동유럽,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으로 계속해서 “수출”되고 있습니다. 고소득 국가에서 폐기물을 처리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저소득 국가로 폐기물을 수출하는 이른바 ‘폐기물 식민주의  waste colonialism’ 관행은 환경적 인종차별의 한 형태입니다.

[관련 기사]

• 한국산 쓰레기 5100톤, 1년 반만에 필리핀서 반송된다 – 경향신문
• [단독]‘필리핀 불법 수출’ 후 폐기물 반출시도 40건 적발｜동아일보

영화에서 보여주었듯이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시스템이 낳는 건강, 아동 노동, 불평등 등의 다양한 문제를 그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어느 한 국가, 기업,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국제 협력이 가장 중요하고, 전 세계가 공통으로 지켜야 할 법적 구속력 있는 조약이 필요합니다. 현재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논의되고 있는 이유지요. 5차례로 예정된 협상 중 마지막 협상이 올 11월 말, 부산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생산과 소비를 줄이지 않고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 생산 규제를 포함한 강력한 협약이 만들어지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아져야 합니다. 일주일 간의 협상이 시작되기 직전인 토요일에, 각국 협상단에게 강력한 협약을 요구하는 1123 부산 플라스틱 행진이 열립니다. 11월 23일 토요일 오후 2시, 부산 벡스코에서 만나요!

[‘플라스틱 파헤치기’ 이후 일정 안내]

• 10월 8일(수) 19시 <우리가 바다에 버린 모든 것> 북토크
• 10월 10일(목) 20시 온라인 강의- “순환경제와 플라스틱 재활용의 과제 “ (이은애 롯데케미칼 수석)
• 10월 15일(화) 14시 강북재활용품선별시설 방문 “ 수거된 재활용 쓰레기, 어떻게 처리되고 있을까”
• 10월 21(월) 12시 PET 재활용 시설 방문 “플라스틱 재활용, 보틀투보틀이란?”

참가자 한 줄 후기

“중국의 폐플라스틱 수입금지를 이끌어낸 다큐라고 들어서 너무 보고 싶었는데, 자리 마련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과잉 생산과 소비 문제를 인식하고 개인적으로 쓰레기 저감 실천에 익숙해졌는데, 항상 답답함과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상영회를 통해 기후위기를 주제로 다양한 소통의 자리가 필요했음을 깨달았어요. 폐플라스틱 더미에 파묻힌 아이들을 보며 나 혼자 쓰레기 줄이면 뭐하나 무력감을 느꼈지만, 아이들은 자라고 생은 계속되므로, 공동의 노력이 있다면 플라스틱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제협약도 녹색연합의 활동도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박다은 님)

“오늘 재밌고 유익했어요. 주위에 알리자는 말씀이 인상깊어 매우 작은 블로그에나마 짧은 글을 남겼습니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라며 행사 준비해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블로그 글 읽으러 가기 👉🏽 https://m.blog.naver.com/gmrakdi3/223596450669?afterWebWrite=true)” (김강인 님)

“플라스틱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상기시켜주는 활동이었습니다. 영상도 좋았지만, 이후 영상을 바탕으로 질의응답을 하고, 관련 문제들의 현 상황이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들에 대해 듣는 것이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이윤재 님)

“몰랐던 사실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은진 님)

“보는 내내 답답하고 한숨만 나왔어요. 근본적으로 덜 사고 덜 버리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거란 걸 또 깨달아요. 다음에도 또 참여할게요. 11월 행진 꼭 갈게요^^ 감사합니다.” (이현경 님)

“재활용 산업이 산업이라는 틀에서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착취하는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시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지원 님)

“요새 카페 테이크아웃을 많이 해 플라스틱 사용이 많았는데 이제부터 텀블러를 들고 다녀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황해인 님)

“안녕하세요.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플라스틱을 포함한 모든 물건을 소비하고 사용할 때 한 번 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든 계기의 장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하경 님)

글·정리 | 녹색사회팀 유새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