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새만금 죽음의 방조제를 생명의 갯벌로- 새만금 유랑단 250km 도보 순례.

2003.01.30 | 군기지

“우리는 작지만 당찬 희망을 담고 새만금에서 서울로 걸으며 새만금과 한국 갯벌의 위기를 느끼고 알려나가고자 합니다. 우리들이 걷는다고 무엇이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잊고 지냈던 새만금 생명들의 외침을 다시 들으면서 우리의 발걸음을 옮기고 싶습니다.”

새만금의 뭇 생명들의 외침과 갈수록 나빠져가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삶에 작은 희망을 심기 위한 마음으로 전북 부안 계화도에서 서울로 250여 킬로미터를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의 염원을 담아 희망의 솟대를 끌고 서울대 환경동아리 ‘씨알’의 회원들과 부안주민들, 그리고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지난 16일 힘찬 발걸음을 옮겼다.

부안에서 서울까지의 13일간의 걷기는 기억속에서 잊혀져가는 새만금의 불씨를 되살리고자 시화호에서 새만금까지 도보 여행을 준비하던 서울대 환경동아리 씨알의 학생들과 맛과 모시조개마저 사라져버린 올 겨울 갯벌을 보며 절망으로 몸부림치는 주민들의 아픔과 잊혀져 가는 새만금이 안타까워 걷기를 준비하던 부안사람들의 마음이 합쳐져 부안에서 서울로 걷기 구간이 바뀌었다.

1월 16일 부안 계화도를 출발하여 김제 거전 군산 서천 웅천 보령 홍선 예산 아산 시화호 안양 과천을 거쳐 서울까지 오는 길에 충남 아산만의 방조제와 삽교천을 거쳤으며 시화호는 주민들의 긴급한 요청으로 일정을 바꾸어 처음 새만금 유랑단의 출발장소로 예정했던 시화호의 음섬으로 가서 시화호의 조개무덤에서 ‘간척사업으로 죽어간 서해갯벌 생명 위령제’를 지내기도 했다.

13일의 여정동안 유랑단은 숙박할곳을 정해놓고 출발하지는 않았지만 숙박할곳을 못찾을 것을 대비해 준비해 간 천막으로 노숙할 기회를 주지 않고 농민회에서는 마을회관을, 종교단체에서는 교회나 성당을, 전교조에서는 사무실을 제때 찾아서 유랑단을 쉴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런 마음들이 13일의 일정동안 유랑단에 힘을 주었다.

27일에는 쌀증산 정책 포기와 농지축소등으로 사업의 명분을 잃어버린 새만금간척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농업기반공사 안양 본사에서 노제를 지내며, 천혜의 자연을 훼손하고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며 우리 농업이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있음에도 거대한 새 건물을 짓고 조직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농업기반공사의 반성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미국대사관 공보과앞에서 노제를 지내며 각종 인권유린과 환경오염을 자행하고 있는 주한미군이 갯벌을 메워 간척사업으로 생기는 땅을 공유해달라는 요청한 미군의 오만함과 허리가 잘린 용산의 아픔을 함께했다.

2002년 11월 30일 이후 매일 촛불이 꺼지지 않고 있는 광화문의 세종문화회관앞에서 13일간 무사함에 감사하며 새만금간척사업 중단을 염원하는 마지막 노제를 올렸고 노제를 마치고 장소를 이동하여 유랑단을 환영하러 나온 환경·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지인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인수위 근처의 집회장소에 도착하였다.

집회는 오영숙 수녀님의 환영인사와 법현스님의 환영사에 이어 새만금 유랑단의 경과보고와 주민인 고은식씨의 발언등이 이어졌으며 노무현정부와 인수위에 공약을 실천할 것과 새만금 신구상 기획단이 개발자들의 주관으로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함께하였다.

노무현 당선자는 해양수산부 장관시절 대규모 갯벌을 파괴하는 새만금간척사업에 반대하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노무현 당선자는 ‘원칙과 신뢰’를 얘기하며 ‘변화와 참여’를 얘기하였다. 국민의 86%가 반대하는 새만금사업을 지난 정권이 결정한것이라고 바꿀 수 없다고 한다면 ‘원칙과 신뢰’를 포기하는것이며, 또한 노무현 정권의 ‘변화와 참여’는 공염불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죽어가는 갯벌을 살리고 주민의 삶터를 돌려받기 위한 유일한 대안은 지금이라도 방조제 쌓기를 중단하는 방법밖에는 없으며 눈비를 맞으며 13일을 걸어온 새만금 유랑단의 발걸음이 새만금간척사업 중단을 위한 불씨가 되어서 새만금이라는 오욕의 이름이 지워지고 갯벌이 살아나는 그 날을 위해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대다수의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을 다짐하며 집회를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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