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후기] 현장을 보는 녹색활동가 시선 ③현장에 답이 있다

2023.06.30 | 행사/교육/공지

현장은 녹색연합 활동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현장에서 보고 듣고 포착한 내용은 녹색연합 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됩니다. 현장 교육의 일환으로, 녹색연합 활동가들은 지난 6월 초,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부산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다녀왔습니다. 탐방 후기를 통해 활동가들이 현장을 다녀와서 느낀 생생한 현장을 함께 느껴보세요

첫날 학림도로 향했다. 경남 통영시 산양읍 저림리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근처 전망대에서 학림도를 바라보면 오른쪽으로는 오곡도, 소지도, 송도, 국도, 연대도, 저도, 연화도, 만지도가 자리잡고, 왼쪽으로는 비진도, 대매물도가 있다. 평화로운 이곳, 한려해상국립공원. 이곳에서 남쪽 바다로 나아가면 태평양에 다다른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한려해상국립공원내 섬 안내도림도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걱정됐지만 다행히 파도는 높지 않아 배를  탈수 있었다. 입도 후 해양 쓰레기 현장으로 가는 길에 선명히 들리는 새 소리와 잔잔한 파도 소리가 우리를 반기는 듯 느껴졌다. 그렇게 걸어 도착한 곳에서는 평화로웠던 바다는 온데간데 없고 거대한 쓰레기장이 눈앞에 나타났다. 

ⓒ학림도에 떠내려온 중장비

어구, 부표, 그물, 떡밥비닐, 나무상자, 대나무형 어구, 밧줄, 장판, 슬리퍼, 장화, 신발, 장갑, 분무기, 석박용의자, 그물 밑창, 음료 페트병, 대형세제 플라스틱 통, 부탄가스, 이소가스, 비료포대, 돗자리, 페인트통, 가발비닐, 멸균팩 등 종류도 다양한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떠밀려온 거대한 중장비도 방치되어 있었다. 거대한 양이지만 사람과 예산이 투입되면 충분히 수거 가능한 정도이다. “보이지도 않으니 관심을 가지지도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며, 만약 이곳이 육지이고 눈에 띄는 곳에 있었다면 이대로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내자 말에 마음이 무거워 졌다.

둘째 날, 우리는 거제에서 가덕도를 향했다. 따가운 햇빛이 우리가 갈 현장에 희망을 불어 넣어주리란 의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덕도는 부산 강서구 대항동에 위치해 있다. 대항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대항항 선착장으로 향하자마자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가덕도신공항은 환경적 문제가 큰 사업이다.  철새 도래지와 인접해 조류 충돌이 예상된다. 해양보호생물 상괭이와 잘피가 서식하며, 생태자연도 1~2등급 / 해양생태도 1등급 / 문화재보호구역 /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해당하며 인근  낙동강하구습지보호지역과도 맞닿아 있어 생태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또한 재해 위험도 높다. 가덕도 앞바다는 태평양과 맞닿아 있다. 가덕도신공항이 태풍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로 인해 공사 자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도, 완공 후에도 태풍으로 인한 큰 피해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곳이다.

ⓒ연대봉 가는길에서 보이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내판

해상에서, 산 위에서 가덕도를 보고나니 머릿속에서 이 공간이 더 생생히 그려졌다. 공항을 건설한다는 조건으로 어디가 사라지고, 매립되는지 눈으로 보고나니  안타까움이 더해졌다. 공항은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사업이다. 유령공항 우려마저 드는 신공항에 수조원에 예산을 쏟아붓겠다니.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섬 가덕도를 정치적 도구로만 이용하려 한다. 삶의 터전을 빼앗길 생명과 주민을 떠올리면 속상하기만 하다. 아름다운 생명의 현장, 가슴 아픈 훼손의 현장을 찾고 알리는 활동의 중요성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글 : 녹색연합 이정열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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