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좌후기]협동조합, 사람의 힘을 믿는 곳.

2013.05.28 | 행사/교육/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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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協同). 서로 마음과 힘을 합한다는 뜻의 단어이다. 좋은 말이고, 어렸을 때부터 배우지만 실제로 행하기는 힘든 ‘협동’. 우리 사회에는 협동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 협동은 경쟁을 통한 사회의 진보를 막는 것 이라는 생각, 두 번째, 협동은 사람만이 하는 것, 세 번째, 협동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이 하는 것이다.

김기섭 강사님의 이 말씀을 듣고, 우리 사회가 정말 뼛속까지 자본주의에 물들여졌다고 느꼈다. 그리고 협동조합이 붐을 일으키는 이유 또한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협동조합 기본법을 바탕으로 뜨겁게 이어지는 협동조합 설립 붐. 하지만 강사님은 충분한 고민이 없다면 현재의 협동조합의 붐에 대해 의미를 찾기 힘들다고 하셨다.

협동조합은 경제적으로 약소한 처지에 있는 소비자, 농ㆍ어민, 중소기업자 등이 각자의 생활이나 사업의 개선을 위하여 만든 협력 조직이다. 사회는 20%의 사람들의 번 것을 80%가 쓴다. 그리고 그 20%는 나머지 80%위에 군림한다. 협동조합의 힘은 이 20%가 협동조합의 주인이 되지 않는 데서 나온다. 그리고 국가의 한계 역시 여기 있다.

협동조합이 일반기업을 이길 수 있는 요소는 ‘identity’이다. 품질도, 서비스도 아닌 정체성이 협동조합의 경쟁력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협동조합은 정체성을 신경 쓰지 않고 품질이나 서비스 만을 신경 써서 활력이 없어졌다. 활력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없다. 협동조합 초기에 못생긴 것, 시든 것들을 제값 주고 샀던 그런 사람들이 없다.DSC_1778

조합원이 협동조합의 핵심가치다. 협동조합은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인 것이다. 사람을 회복해야 한다. 또한 방향설정을 잘해야 한다. 거대한 공룡이 아니라 함께 사는 마을로 건강히 세워져야 한다. 협동조합의 정의를 들여다보면 협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뚜렷하게 보인다. ‘협동조합은 공동소유, 민주적 운영의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 사회, 문화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합한 사람들의 자율적인 결사체이다.’

사람이 아닌 자본이 주인인 우리사회에서, 협동조합은 모두가 무시하는 사회적 약자들에게서 주체가 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하고, 그 희망을 협동조합으로 실현시켰다. 가장 쓸모 없고, 버림받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사회의 새물결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본래의 의미를 잊지 않는 협동조합이 ‘붐’의 중심이 되어 자본주의가 잠식한 사회의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글 : 이다솜 (녹색인문학 장학생)

*사진 : 작은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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