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탐사단 4기 현장 조사 시작!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2013.07.28 | 행사/교육/공지

야생동물 탐사단 4기의 현장 활동 내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참가자들이 직접 작성한 생생한 기록!

재밌게 봐주세요ㅎㅎ

 

2013년 7월 26일

작성자 : 이현주

새벽 5시 10분! 야생동물 탐사단 4기는 모두 기상했습니다. 몇명은 아침 식사를 준비해 행복한 식사 시간을 가지고, 나머지 팀원들은 설거지를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산에 가기까지, 산에 오르면 못 웃을 것 같다며 저희들은 많이 웃어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울진 산에 들어갔습니다.

참가자들 대부분이 등산로가 아닌 길로 산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조금 더 힘들고 당황했던 것 같습니다. 20-30분에 걸려 도착한 절벽에서 야탐단 3기분들이 설치 해 둔 카메라 SD카드의 산양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너무 신기했습니다! 영역 싸움을 하는 산양의 동영상을 보기도하고 산양의 엉덩이 사진도 보고! 산양 똥자리에 대한 야장도 저희 모두 처음으로 작성했습니다. 산양의 흔적으로 약간 들떴습니다.

SAM_1223

산양 서식지(절벽지대)에서 바라본 산이에요! 엄청 높죠?

SAM_1222

꿀맛같은 휴식! 산양 대형똥자리에서 쉬고 있어요

저희들은 그렇게 작은 산정까지 산양의 흔적과, 대경목 금강소나무를 찾아 다시 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 직경 60cm가 넘는 금강소나무를 발견했습니다. 측고기 사용법을 배워 소나무의 높이도 재고, 방위와 경사도 측정하고, 지하고(제일 낮은 가지의 높이)도 측정해 야장을 작성했습니다. 그렇게 산정을 향해 가는 길에 오소리 똥도 보고, 멧돼지 둥지(?)도 보고, 혹병에 걸린 금강소나무, 산양의 뿔 질 흔적 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SAM_1247

뿔질 흔적을 발견했어요!

산정에서 에너지충전을 위한 점심식사를 하고 능선을 타고 가는 길에 새로운 산양 똥자리를 발견해 현장에서는 처음으로 무인카메라도 설치했습니다. 꼭 그 무인카메라에 산양과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찍히기를 바랍니다! 산에 들어가 영혼 없이 걷던 순간들도 많았고 하산하는 길에는 많이 슬라이딩도 했지만, 산양의 똥자리 6개, 뿔 질 흔적 1개를 발견하고, 직경 60cm가 넘는 금강소나무 세 그루 그리고 고라니 혹은 노루의 똥자리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두 대의 무인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저희들의 조사 첫날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고됐지만 성과가 있어서 보람 찬 하루였습니다. 오는 길에 계곡에서 발도 담구고 숙소에서 저녁으로 부대찌게를 먹을 때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청춘은 사서 고생하는 거라 했기에 이런 기회에 감사하며! 오늘의 일지 작성을 마칩니다.

 

2013년 7월 27일

작성자 : 박지은

전날 힘들게 산에 다녀왔지만 신기하게 5시에 수월하게 기상을 했다. 어제와 다르게 이번에는 두 팀으로 나뉘어서 각자 다른 장소로 출발했다.

SAM_1338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 물이 엄청 깨끗했어요

우리 팀에는 나 외에 현주언니 그리고 선생님 두 분이 계셨다. 평지인 계곡 길을 웃고 떠들면서 지나가니, 절벽 같은 산이 나왔다…… 정말 산을 보고 있으면 언제 이 길을 다 올라가지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솔직히 체감 각도는 70도였다.

SAM_1336

산양을 찾아 출발!!

큰 맘 다시 한번 다잡고,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고, 정말 올라갈 때는 숨도 차고, 죽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정말 손 발 다 써가며 산을 힘들게 기어 올라가고 나서 뒤를 돌아보니 내가 올라온 길은 지금까지 탔던 어떤 미끄럼틀보다 가팔르게 보였다. 정면을 보니 다른 산이 보였고, 빽빽하게 자라있는 나무들이 보였다. 지금까지 수 십 번 차를 타고 나무들이 자라있는 산을 보았지만 항상 생각 없이 지나 갔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맞은편에서 나를 보면 나도 저런 곳 중간에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또 항상 보던 곳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정말 웃음밖에 안 나왔다. 생각의 전환이 있었던 장소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또 절망의 시작이었다. 계속해서 네발로 기어서 산을 올라갔다. 종아리는 끊어질 것 같고, 허벅지는 불타오르고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결국 산정에 도착해서 밑을 내려다보면, 내가 저길 다 지나 왔다는 게 굉장히 즐겁다.

종종 나오는 산양의 똥 자리 덕분에 야장을 작성하면서 쉬는 즐거움도 있고, 간간히 다 같이 이야기도 하고, 간식도 먹는 즐거움도 있다. 또 무인 카메라 설치한 장소가 나올 때마다 나온 동물들을 보면 참 예쁘다. 항상 보던 사진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생동감도 있고, 눈빛도 다르다. 아마 이게 야생의 힘 인가보다. 그래도 그냥 받는 느낌이 행복해 보여서 좋았다. 동물은 정말 자연에서 살아야 진짜 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산양들은 멸종위기에 처하기는 했지만, 건강하고, 호기심도 많고, 행복해 보였다.

SAM_1345

야생동물의 흔적을 찾자마자 야장 작성!

산을 올라가다 보니까 야생 동물들은 어떻게 맨날 이 길을 다니나 신기했다. 다리가 네 개면 경사를 타기가 더 쉬운지, 아니면 동물들도 매일 이렇게 죽을 것 같이 힘든지 궁금했다. 정말 삐끗하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은 장소들을 보면서 산은 정말 위험하고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항상 산이 옆에 있다고 해서 너무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매번 얼마나 힘들었는지 계속 기억해야 겠다.

산정에서부터 바위 길이었는데, 정말 뾰족했다. 항상 인간의 손으로 다듬어진 정상만 가봐서 산의 정상이 진짜 이렇게 뾰족한 줄 처음 알았다. 그 뾰족한데 서서 밑을 내려다 보면 정말 내가 모든 것의 위에 서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이런 산정에 언제 와보겠는가 싶기도 했다. 이렇게 탐사를 와서 가장 즐거운 것은 남들은 해 볼 수 없는 경험을 나는 해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길 대신 동물들의 길로 다니고, 산양의 흔적을 찾아 다니며,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나는 간다. 할 때는 너무 힘들고 매번 정말 내일은 안 가고 싶다고 마음을 먹지만, 내려오고 나면 너무 행복하고 또 계속 잊어버린다. 막 숨이 차고 폐가 터질 것 같지만, 또 이런 활동을 해 볼 기회가 없기에 이번에 최선을 다 하고 최대한 많이 느끼고 가야겠다.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