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가르쳐 주는, 그대로
– 나무에게 배운다
한 분야의 장인이 된다는 것은 삶의 꽤 많은 것들을 포대기에 담아 뒤뜰에 묻어두어야만 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목수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서 어릴 적부터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목수로 키워진 니시오카도 평범하지 못한 학창시절을 보낸 어린 시절에 대한 옅은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대목장이었던 할아버지 밑에서 몇 년 동안은 어른목수들 일하는 것을 그저 구경하는 것으로, 또 몇 년 동안은 끌이며 대팻날을 갈기만 하는 것으로 지난한 견습 기간을 마치고 대를 이어 효류지의 마지막 대목장이 되었다. 그리고 천년세월을 장구하게 견뎌온 효류지를 뜯어고치는 과정들을 통해 선배목수들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목수들의 지혜는 이런 것들이다. ‘대형 목조건물을 지을 때는 나무를 사지 말고 산을 사라’ ‘나무는 나서 자란 방향 그대로 쓰라’ ‘백 명의 장인이 있으면 백가지 생각이 있다. 그것을 하나로 모으는 것, 이것이 대목장의 기량이자, 가야 할 바른 길이다.’ 같은 지혜들은 직접 나무일을 해본 이들은 물론이고 나무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울림이 큰 말들이다.
평범한 직장 내에서도 백이면 백 명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각자의 기질이 있지 않은가. 그것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면 조직은 망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백가지 기량을 하나로 모을 수 없는 자는 조심스럽게 대목장 자리를 떠나라’라는 또 다른 구전은 지금 현재 사회지도층이라 불리는 이들에게 들려주고픈 충동을 느끼게 한다.
나무에게서 배운 늙은 목수의 지혜를 알려주고 있는 이 책은, 결코 나무와 목수 이야기만을 담고 있지 않고 삶의 온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교육문제나 정치문제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 어느 곳을 펼치더라도 자신의 고민을 환하게 밝혀주는 삶의 지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책의 첫머리에 적힌 말처럼 ‘자연이 가르쳐 주는 대로’하면 되는 단순한 진리를 가슴에 새기게 되는 일일 것이다.
*글: 녹색연합 회원 새림
위 글은 녹색희망78월호에 <함께 읽는책>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