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을 지향하는 아름다운 지구인들이 지켜야 할 10가지 수칙. 이번 달에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를 만들어간다”라는 수칙을 몸소 실천하고 계시는 김보미 회원님을 만나 보았다. 우리땅에서 정직하고 정성스럽게 유기농으로 농사 지으시는 분들과 건강하고 바른 먹을거리를 소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일을 하고 계신 김보미 회원님과 동반자 이웅주님. 구수한 잡곡밥에 자작한 된장찌개 몇 숟갈 넣고 갖은 야채 슥슥 비벼 먹는 시골 밥상 같이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서울에서 나고 자라 도시생활을 너무 당연하게 느꼈어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해서 돈 잘 버는게 최고인 줄 알았죠. 3년 전, 처음 한살림에서 일하게 됐을 때 뭐하는 곳인지도 잘 몰랐어요. 그런데 생명존중 사상에 대한 교육도 받고 생산지를 방문해 땀 흘려 일도 해보고 공동체 생활도 경험하면서 농업의 중요성과 생명의 가치를 알게 됐고, 놓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게 된 것 같아요. 뜻 맞는 사람을 만나 백년가약도 맺었구요.ㅎㅎㅎ” 김보미 회원은 입사동기인 이웅주님과 올해 5월 결혼해 건강하고 소박한 삶을 꾸리고 있는 새댁이다.
“화장실에서 <작은것이 아름답다>를 처음 만났어요. 그 때 무릎을 탁 쳤죠. 크고 반짝거리는 것이 아닌 정말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동안 나란 존재는 환경을 위한다기보다 오히려 해를 끼친 존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작은 것부터라도 지구를 위해 실천하며 살아야겠다 마음 먹었어요. 커피숍에 가면 꼭 머그컵에 주문하고,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고 종이컵이나 나무젓가락 같은 일회용품은 절대 사용하지 않아요. 집에서 쓰는 주방, 욕실 세제도 친환경 제품을 쓰구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땅에서 유기농으로 자란 건강한 먹을거리로 밥상을 차린다는 거죠.”
“요즘 유기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는데요.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내 건강을 위한 개인보신주의가 많아요. 유기농산물을 하나의 상품으로 여기는 거죠. 땅의 기운을 받아 정성으로 자란 유기농산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고 지구환경에도 해를 덜 끼치는 생명의 가치를 품고 있는데 정작 소비자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정직하게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지원을 해주면 유기농업이 살고 우리 땅이 살고 물이 살고, 그러면 또 우리의 밥상이 건강해지고, 결국 우리의 생명과 생태계를 살리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거죠. 이런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먹을거리가 어디서 어떻게 자라는지 직접 보고 체험하는게 가장 중요해요. 땀 흘려 일하는게 최고죠. 제초제나 화학비료 없이 유기농으로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깨닫는 것이 생명사랑의 시작인 것 같아요.”
지구온난화 때문에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져서 삶터가 물에 잠기고, 도시화와 공업화로 물과 공기가 오염되고, 생명의 보고이자 CO₂ 저장고인 숲이 빠른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지금 지구에 닥친 심각한 환경문제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나 하나만의 노력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주저하게 되고, 모른 척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 하나 변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한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겠지만, ‘나 하나라도’ 라는 생각을 한다면 녹색세상이 되는 건 금방이지 않을까요? 더러워진 한강물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티스푼만큼의 도움이 될지라도 나부터 작은 변화를 시작해야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연대 뿐 아니라 지구 생명들의 관계까지 생각하는 아름다운 지구인들이 있어 달마다 회원을 만나는 이 시간이 즐겁고 기다려진다.
글 : 노상은 (녹색연합 시민참여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