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음 열린 길, 임정아 회원

2009.11.02 | 행사/교육/공지

‘열린 마음으로 토론과 과정을 중시한다’를 실천하는 삶이란 과연 어떤 삶일까. 고리울 청소년 문화의 집에서 ‘재미, 즐거움, 신명’을 추구하며 녹색을 살아가고 있는 임정아 회원님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나를 채운 것들
고등학교 시절 접했던 한 환경단체의 ‘동강 살리기’ 포스터가 저를 녹색연합까지 이끈 것 같아요. 대학에선 사회학과 NGO 연계 전공을 했는데, 딴에는 사회학에서 배운 것을 NGO 활동으로 실천해보겠다는 다부진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아르바이트다 뭐다 분주한 나날로 종종 학업에 소홀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성적보다 어떤 현상에 대해서 상상하고 토론했던 그 시간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져요. 정토회를 통해 필리핀 국제 자원활동을 다녀온 후 “짜이집” 활동도 했었어요. ‘짜이’라는 인도 전통 음료를 판매하고 그 수입금으로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어린이를 돕는 활동이에요. 바자회도 열고 차 찌꺼기를 처리하기 위해 지렁이도 키웠지요.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열린 마음
고리울 청소년 문화의 집은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소년들과 소통하며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대안교육에 관심이 있어 시작한 일이 벌써 만 3년이 되었네요. 청소년 친구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오히려 저의 정체성과 가치관 형성에 도움을 받는 것 같아요. 사람을 대할 때의 마음,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지… 지금까지 ‘내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 고집하며 살았는데 다양한 삶의 배경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정말 무엇이 옳고 그른지 고민하게 됐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형태를 보게 됐어요.

열린 과정
청소년 흡연 문제로 직원 토론을 하는데, 처음 한 번 토론하고 고민해서 한 달 후에 또 토론하고, 청소년이나 지역주민이 되어보는 역할극도 해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기관의 입장과 가치관을 결정하다보니 실제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더라구요. 토론과 과정을 중시하는 것 자체가 삶의 경험을 다양하게 해주고 상상력도 풍성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아이들과 만나면서 알게 된 것은 굳이 결과를 만들어 낼 필요가 없구나 하는 것이에요. 과정 자체가 결과가 아닐까 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그 결과와는 별개로 아이들이 저절로 알게 되는게 있지 않을까 싶어요. 비록 그 순간에는 깨닫지 못하더라도 그런 경험들이 쌓여 앞으로 살아갈 때 발현될 거라고 믿어요.

가끔 녹색연합의 활동이 도시에 사는 저와 멀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작아를 통해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배워요. 샴프와 바디젤을 쓰면서 지렁이 키우기, 냉장고에 썩어가는 음식물이 있는데 빈그릇 운동하기, 물 틀어 놓고 샤워하면서 전기코드 뽑기. 비록 마음만 앞선 완전하지 않은 녹색생활이지만, 스스로 만들어가는 생태적인 삶을 살고 싶어요.

글 : 노상은 (녹색연합 시민참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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