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의 10가지 수칙과 함께 했던 회원 인터뷰. 어느새 마지막 시간이군요. 12월에 함께 나눌 수칙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맺음달인만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현재의 나에 대해 한가득 좌절하면서도 가끔씩 발견하는 새로운 모습에 함박웃음 짓는 느리고 순박한 32살 청년, 농부라는 별명으로 귀농을 꿈꾸는, 인천녹색연합 회원이자, 활동가이기도 한 안근호 회원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심리학이나 철학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권유로 조리학과에 입학하게 됐지요. 결국 적성에 맞지 않아 중퇴하고 음식점, 서점, 공장에서 돈을 벌어 내 집 장만을 하고 나니 내가 왜 사나라는 의문이 들어 평소 하고 싶었던 연극을 시작했어요. 재미있었지만 꿈꾸기보다 현실 속에서 두 발 딛는 삶을 살고 싶어 귀농과 녹색연합 활동 중에 고민을 하다가 인천녹색연합에서 일하게 되었지요. 벌써 2년째네요. 자전거 섬 순례, 인천의 송도갯벌과 계양산 그리고 영종도 인근의 섬들을 돌아보는 일 등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삶에 다가는 활동들이 참 재미있더라구요. 어민들을 직접 만나 겨울철에는 밴댕이가 아니라 새우가 잡히고 있다는 것을 일하면서 확인하고 그 분들의 희로애락을 함께 할 때 제대로 된 활동을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명상과 나 그리고 녹색
육상대회에 나갈 정도로 건강하던 몸이 중학교 때부터 이유없이 아프면서 급기야 고등학교 졸업식 때 입원하게 되었고 군대까지 면제받게 되었습니다. 건강회복을 위해 적당한 운동을 찾던 중 기 수련을 하면서 명상이라는 수련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명상을 시작한 뒤로 얼굴색이 밝아지고 몸 안에 힘도 생기면서 매우 건강해졌어요. 사람은 각자 삶의 이유가 있는 귀한 존재라는 것도 알게 되었구요. 자연스레 나에 대한 자신감과 타인에 대한 너그러움이 생기더군요. 방석에 앉아 숨을 내쉬고 마시다보면 어느 순간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충만함이 생기면서 “나”라는 존재가 무수한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물적 토대만을 쌓기 위해 애쓰지 않는 법을 배우고 나와 너, 나와 자연과의 관계까지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명상인 것 같아요. 녹색도 이와 같이 않을까요.
명상, 이렇게 해보세요
‘명상’이라 하면 왠지 어렵게 느껴지고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명상이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언지, 왜 사는지 등을 묻고 답을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삶의 기술입니다. 제가 귀농이 아닌 녹색연합에서 일하게 된 것도 명상을 하면서 제 자신에게서 답을 구한 끝에 나온 결론이었지요. 생활 속에서 명상을 실천하는 방법으로는 도법 스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매순간 자신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렵기 때문에 하루 30분 정도라도 시간을 정해서 절을 하거나 요가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호흡을 관찰하는 명상을 하면 낯설던 명상이 조금씩 익숙해질 거예요.
– 바라보기(www.paraboki.net)
– 보리수선원(www.borisu.or.kr)
– 아난다마르가(www.anandamargakr.org)
같은 명상 모임과 함께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올 한해 명상으로 마무리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 노상은 (녹색연합 시민참여국)